[한용섭의 BASE]배영수, 134승에 걸맞은 반성자세 보여주길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8.23 13: 00

 안타까웠다. 통산 134승의 투수가 구설수에 또 올랐을 때 느낀 감정이다. 게다가 부정투구라니. 삼성 시절부터 오래 지켜본 배영수의 됨됨이를 알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배영수(36•한화)가 부정 투구로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에서 3회 2사 2루 나경민 타석에서 오른쪽 허벅지에 로진(송진) 가루를 묻힌 뒤 공을 문지르는 동작이 TV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물기 때문에 그런 동작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야구룰을 위반한 명백한 부정투구다. 당시 심판진은 이를 포착하지 못했고, 상대팀 롯데측에서도 별다른 어필이 없어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이후 온라인상에서 야구팬들 사이에 공론화됐고, KBO는 뒤늦게 "배영수의 부정투구가 맞다. 향후 재발 시에는 엄중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배영수가 올해 투구폼과 관련해 이슈가 된 것은 세 번째다. 지난 4월 롯데전에서 이중 투구 동작을 했으나 심판진은 보크 없이 그냥 넘어갔다. 정상적인 투구라고 판정했다. 이번에 공에 로진가루를 묻히는 행위는 지난 7월 롯데전에서도 일어났던 일이다. 당시에도 지적을 받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2000년 삼성에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한 배영수는 올해로 프로 18년차 베테랑이다. 134승으로 현역 최다승 투수다. 역대 공동 5위. 2000년 중반 팔꿈치 수술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마운드에 서고 있다.
2006년 삼성 시절, 팔꿈치 인대가 위험한 상태에서도 진통제를 맞아가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우승을 위해 팔꿈치를 바쳤다. 당시 "한번은 이닝을 마치고 다음 이닝은 교체라고 해서 콘택트렌즈를 뺏다. 그런데, 역전되면서 갑자기 또 던져라 하는 바람에 그냥 올라가 던지기도 했다. 포수 사인을 어렴풋이 보고 던졌다"는 사연도 있다. 결국 2007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09년에는 1승 12패의 고난을 경험하기도 했다.
배영수는 23일 수원 kt전에 앞서 부정투구에 관해 사과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수였다"는 변명이 아닌 깨끗하게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바람이다. 134승 투수에 걸맞은 진솔한 태도를 보여준다면 팬들도 수긍할 것이다. 이번 일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명예까지 부정당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배영수가 또 이슈가 되는 것이 아쉽다. 배영수의 개인 이미지에 좋지 않기에 상당히 아쉽다"라고 걱정하며 "해서는 안 되는 동작이다. 논란의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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