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12G 연속 무승' 피어밴드, 생일에도 '피크라이'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22 21: 32

기대했던 생일 선물은 없었다. kt 라이언 피어밴드가 자신의 33번째 생일마저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어김없이 '피크라이(피어밴드+cry)'였다.
피어밴드는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에 선발등판,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팀이 2-3으로 패하며 시즌 8패이자 개인 6연패를 떠안았다.
피어밴드의 마지막 승리는 지난 6월 3일 사직 롯데전. 이후 이날 전까지 11경기서 승리 없이 5패만을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4.29로 같은 기간 리그 평균(4.29)과 정확히 일치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규정이닝을 채운 25명의 투수 중 승리가 없는 건 피어밴드가 유일했다.

물론 피어밴드 본인이야 '쿨함'을 유지했다. 피어밴드는 "투수의 승은 본인이 컨트롤할 부분이 아니다. 타선과 불펜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라며 "내 역할들 다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진욱 kt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쿨한 척 하는 거 아닌가"라며 농을 친 뒤 "피어밴드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타선이 유독 피어밴드 등판일에 침묵하고 있다"라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피어밴드가 올 시즌 마운드에 있는 동안 kt 타선은 단 2.52점만 지원해줬다. 특히 피어밴드가 승리를 못 챙겼던 앞선 12경기에서는 단 1.55점만을 내줬다. 평균대로면 피어밴드가 2실점이라도 하는 날에는 승리는 언감생심이었던 셈.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피어밴드는 경기 초반 고전했다. 1회 1사에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내몰렸고 양성우에게 몸 맞는 공, 김회성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2점을 먼저 내줬다. 3회에는 2사 후 윌린 로사리오에게 솔로포까지 내줬다. 너클볼로 허용한 홈런이라 뼈아팠다.
고전은 거기까지였다. 피어밴드는 4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5회와 6회 모두 1사 후 안타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하지만 타선이 침묵했다. kt는 '천적' 알렉시 오간도에게 꽁꽁 묶였다. 3회 1사 1·2루, 4회 2사 2·3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한 점도 따라붙지 못했다. kt 타선은 6회 깨어났다. kt는 선두 전민수의 안타와 로하스의 투런포로 2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볼넷과 안타를 묶어 1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해창과 박기혁이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결국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지만 승리를 완성하지 못했다. 피어밴드가 퀄리티스타트에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게 벌써 일곱 번째다. 이 부문 리그 압도적 1위다. 2위가 팀 동료 돈 로치(4차례), 3위 그룹이 3차례의 장원준(두산), 에릭 해커(NC), 카를로스 비야누에바(한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피어밴드 불운의 깊이를 알 수 있다.
피어밴드의 평균자책점은 2.87에서 2.94로 소폭 상승했다. 여전히 리그 평균자책점 1위이자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 그러나 10승에 실패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8월 22일은 피어밴드의 생일이다. 그러나 피어밴드에게 '8승'이라는 선물은 없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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