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를 따뜻하게 안아주셔서 감사하다.”
22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의 무대인사에서 송강호는 이 같은 인사로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이날 연출을 맡은 장훈 감독과 송강호, 최귀화, 박혁권, 엄태구 등의 배우들이 스크린 앞에 들어서자 객석에서 연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를 꺼내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바빴다.
이달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19일 만인 지난 20일 오전 8시를 기준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어제(21일)까지 누적 관객수 1050만 3078명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올해의 첫 천만 영화이자, 한국 영화 가운데 15번째로 천만 작품에 등극하게 됐다.
송강호는 이에 “오늘 멀리까지 영화를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다. 다른 영화들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만 인사했었는데 ‘택시운전사’는 따뜻하게 안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다”며 “아픈 상처를 보듬어주고 안아주신 것 같아 더 뭉클하게 느껴진다”라는 말을 남겼다.
‘택시운전사’의 모티프는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받은 독일 기자 故위르겐 힌츠페터의 수상 소감이 담긴 신문 기사 한 줄이었다고 한다. 신군부의 언론 통제를 뚫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광주를 취재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실상을 알린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에 다녀온 김사복을 주인공으로 1980년 5월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어 송강호는 촬영 스케줄 탓에 무대인사에 함께 하지 못한 유해진과 류준열에 대해 “유해진, 류준열씨가 오늘 촬영 때문에 같이 오지 못해 아쉽다. 그렇지만 그 분들 역시 이 영화의 주역이다”라고 살뜰히 챙겼다.
연출을 맡은 장훈 감독도 마이크를 잡고 “관객들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저희 영화가 천만을 돌파했다. 이 무대인사는 관객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어서 만든 자리다”라며 “오늘 아쉽게 유해진 선배와 류준열씨가 오지 못했지만 두 분 모두 저희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광주 지역의 신문기자를 연기한 박혁권은 “‘택시운전사’는 제 첫 번째 천만 영화이다. 너무 기분이 좋다”면서 “‘장산범’도 보셨죠?(웃음) 많이 사랑해 달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사복조장 역의 최귀화도 참석했는데, 그는 극중 악역과 달리 수더분하고 성격 좋은 얼굴로 나타나 반전을 안겼다.
최귀화는 “저는 요즘 분노 유발자이다(웃음). 작년에 ‘부산행’으로 천만을 넘겼고 올해 두 번째이다. 매년 천만을 넘기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두 번째 천만 영화에 대한 행복한 심경을 더했다. 그는 드라마 '미생' 이후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이날 광주 택시운전사를 연기한 차순배, 신담수, 류성현과 광주 대학생 시위대의 일원이자 막둥이 용표 역의 이호철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 광주 샛길에서 검문소를 지키고 있던 군인 박중사 역의 엄태구도 마이크를 받은 뒤 “너무 감사드린다고 이런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인사드리고 싶었다.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소소한 진수성찬을 대접했던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의 부인을 연기한 이정은은 “천만을 했다는 게 너무 감격스럽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더했다.
만섭의 딸 은정을 연기한 유은미도 참석해는데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당찬 인사로 관심을 모았다. 그녀는 “저희 영화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오늘 이렇게 멀리까지 영화를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배우들의 인사가 끝난 뒤 객석에서 팬들의 꽃선물이 이어졌고, 배우들이 준비한 선물도 곳곳에 나눠주며 훈훈한 자리를 만들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