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공격수 이동국(38)이 축구대표팀의 임시 주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첫 소집훈련을 마친 신태용호 1기가 22일 파주 NFC서 2일 차 훈련을 이어갔다. 이번 조기소집에는 26명 중 K리거 11명, 중국파 4명, 중동에서 뛰는 남태희 등 16명이 소집됐다. 남은 해외파 10명은 소속팀 일정을 마친 뒤 차례대로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은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을 벌인다. 이후 우즈벡 원정길에 올라 5일 자정 최종전을 치른다. 운명의 2연전이다. 대표팀은 3위 우즈벡에 승점 1 앞선 2위에 올라있다. 이란은 이미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한국과 우즈벡이 남은 직행 티켓 1장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이번 A대표팀의 스포트라이트는 만 38세 공격수 이동국에게로 쏠리고 있다. A매치 103경기에 출전한 풍부한 경험에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경기력까지 갖춰 신태용호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강원)는 이날 훈련 전 인터뷰서 "동국이 형이 의욕적으로 말을 많이 해주고, 선수들도 주의 깊게 들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란전 4연패는 승부처와 결정력의 세밀한 차이에서 비롯됐다"며 "이번엔 동국이 형처럼 경험 있는 선수들이 합류해 승리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팀 분위기는 너무 좋다. 감독님도 운동장에서 말을 많이 하길 원하신다. 선수와 코치 모두 즐겁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대표팀의 밝은 분위기를 전했다.
전북과 대표팀서 한솥밥을 먹는 이재성도 이동국 효과에 궤를 같이 했다. 이재성은 "임시 주장인 동국이 형이 평소 생활할 때도 화이팅을 불어넣어주고, 즐겁게 하자고 한다"면서 "동국이 형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와서 즐거운 것 같다. 전북서도 항상 활발한 분위기를 앞장서서 유도하는데 대표팀서도 중요한 존재인 것 같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최고참인 이동국이 자연스럽게 임시 주장 역할을 맡고 있다"며 "감독님이 선수단에 바뀐 일정 등을 공지할 때 이동국을 불러 대표로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국은 전날 조기소집 첫 훈련서도 후배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며 거리를 좁히려 했다. 이동국이 열린 마인드로 변화가 필요한 태극호에 긍정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