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라다크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섬세한 서사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재탄생한다.
오는 9월 7일 첫방송되는 KBS 대기획 UHD 다큐멘터리 ‘순례’(연출 윤찬규, 신재국, 김한석) 제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에서는 가난하지만,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인도 라다크 사람들의 모습과 그 안에서 평범한 소녀가 겪게 되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그려진다.
공개된 스틸컷에는 푸른 초원을 뛰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이들을 살뜰히 보살피는 한 소녀의 해맑은 미소가 담겨있다. 가난의 그늘을 찾아볼 수 없이 티 없는 아이들의 웃음은 보는 이들조차 행복하게 만든다.
인도 북부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사는 라다크 사람들은 8개월 이상 지속되는 영하 20도의 긴 겨울 때문에 연 1회밖에 농사를 짓지 못한다. 대부분의 주민은 농사 때 수확한 보리와 자신들의 집에서 사육한 가축들을 통해 자급자족하며 가난하게 지낸다.
‘순례’ 1편의 주인공인 쏘남 왕모도 가난한 집안의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어릴 적 도시로 떠나 가정부 일을 했다. 당시 집 주인은 쏘남 왕모에게 일만 시키고 학교에 잘 보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쏘남 왕모는 제 나이에 맞는 학년에 들어가지 못했고, 현재도 또래 친구들보다 낮은 학년에 재학 중이다.
집안의 장녀인 쏘남 왕모의 하루는 분주하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낮에는 양을 몰아 풀을 뜯게 하고,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기도 한다. 밤에는 소중한 재산인 양을 잡아먹는 설표(雪豹)를 막기 위해 집 밖 헛간에서 긴장과 두려움 속에 선잠을 자며 불침번을 선다.
하지만 쏘남 왕모도 예쁜 액세서리와 화려한 옷을 보면 좋아하는 영락없는 10대 소녀다. 특히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잘생긴 남자 배우에 대해 수다를 떨 때면 수줍고 귀여운 소녀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처럼 가난하고 힘든 환경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들꽃같은 소녀와 서로를 애틋하게 위하는 라다크 가족들의 소박한 정경은 시청자들에게도 흐뭇한 미소를 선물할 전망이다.
한편 척박한 자연환경 속 라다크 사람들에게 신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하며 절대적인 존재다. ‘고갯길의 땅’이란 뜻처럼, 라다크는 지리적 폐쇄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문명의 손길을 타지 않았다. 그래서 티베트의 불교와 전통 생활방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승려가 되는 것은 가난한 가족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자 최선의 선택이다. 쏘남 왕모도 동생들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비구니가 되기로 결심한다. 마침내 다가온 이별 전야, 누나에게 ‘가지 말라’고 하는 어린 동생의 울먹임은 쏘남 왕모의 마음을 세차게 흔든다.
명품 다큐멘터리의 산실 KBS가 2017년 새롭게 선보이는 ‘순례’는 오는 9월 7일(목) 밤 10시 제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를 시작으로 8일 2편 ‘신의 눈물’, 14일 3편 ’집으로 가는 길’, 15일 4편 ‘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가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