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이닝 한 개씩' 신인도 반한 함덕주의 탈삼진 능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8.22 06: 08

"함덕주 선배님를 닮고 싶습니다." 입단 5년 차.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함덕주(22)가 누군가의 롤모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실시한 시구의 주인공은 올해 두산이 1차 지명한 배명고의 우완투수 곽빈(18)이었다.
곽빈은 지난해인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주로 타자로 나서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로 전향했다. 투수로 나선 곽빈은 최고 151km/h의 공을 던졌고, 지난 7월 청룡기 MVP에 오르며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구를 마친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곽빈은 닮고 싶은 선수에 대해서 외국 선수로는 더스틴 니퍼트, 국내 선수로는 함덕주를 꼽았다.
니퍼트는 올해로 KBO리그 7년 차를 맞이한 장수 외국인 투수. 통산 93승을 거두면서 역대 외국인 선수 통산 최다승 기록까지 가지고 있다. 두산뿐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모범 외국인'으로 불리고 있어 국내외 선수 가릴 것 없이 롤모델로 많이 이름이 오르고 있다.
반면 함덕주는 올해로 입단 5년 차로 아직 20대 초반이다. '완성형'이라기보다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투수다. 그만큼 롤모델이라는 호칭이 다소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올 시즌 함덕주의 기록은 누군가의 롤모델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갖추고 있다. 올 시즌 함덕주는 '탈삼진' 능력에 있어서는 리그 최고다.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9이닝당 탈삼진은 8.89로 메릴 켈리(9.23)에 이어 리그 두 번째다. 기록상 매 이닝 삼진을 잡는다는 뜻으로, 그만큼 위기의 순간 상대를 압도하는 공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곽빈 역시 "함덕주 선배님은 기록으로 봤을 때 매 이닝 삼진을 하나씩 잡는다. 이런 부분을 닮고 싶다"고 롤모델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한 함덕주는 후배가 지켜보는 앞에서 6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1회부터 삼진 두 개를 잡는 등 자신의 장점을 한껏 뽐냈다.
경기를 마친 뒤 함덕주는 곽빈의 이야기를 전해듣자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신인도 탐낸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삼진 잡는 비결'에 대해서 묻자 함덕주는 "유리하게 카운트를 가지고 있을 때 결정구를 밋밋하게 던지지 않고 전력으로 던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가파른 성장세 속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 가운데, 함덕주 역시 자신의 롤모델을 바라보고 배우고 있다. 함덕주는 "우리팀 선발 투수 형들 모두에게 배우고 있다"고 웃어보이며 "처음에는 누군가 한 명을 롤모델로 딱 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입단한 후에 형들과 같이 지내는데, 형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 관리 방법이라던가 여러 노하우를 정말 많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특히 경기 중 강약조절하는 비법들을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무조건 세게만 던지려고 했는데, (장)원준이 형이과 (유)희관이 형이 항상 세게 던지면 힘이 떨어지니 조절해야한다는 조언들 해줬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후반기 6경기에서 5승을 거두는 등 가파르게 승수를 쌓은 가운데, 이제 목표했던 10승까지 2승만 남겨두게 됐다. 함덕주는 "벌써 8승을 해서 기쁘다. 그러나 수치에 집착하지 않고,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저절로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한 경기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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