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tvN '하백의 신부 2017'은 남주혁, 신세경, 임주환, 크리스탈, 공명 등 주연 배우들의 싱크로율이 유독 빛났던 작품이다. 신세경을 제외한 주요 인물 네 명의 역할이 모두 신(神)인 만큼, 우월한 미모는 물론 특유의 말투(?)까지 소화해 내야 했던 상황.
이들은 이 까다로운 미션을 훌륭히 수행했고, 유일한 인간 역을 맡은 신세경 또한 기존에 볼 수 없던 코믹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최근 OSEN과 만난 정윤정 작가는 이에 대해 "'언제 또 저런 배우들을 모아서 작품을 해볼 수 있겠나' 싶을 정도였다"며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더 이상 없을 완벽한 싱크로율"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정윤정 작가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함박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저희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선 잘 했다는 말 밖에 더 표현할 수 없다"며 드라마를 무사히 완주한 배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배우들이 굉장히 열심히 해줬는데 정말 이 작품을 좋아했고 재밌어했어요. 배우들이 재밌어하면서 하니까 캐릭터에도 더 딱 붙어주는 게 보였죠. 캐릭터와 배우가 이렇게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 줄 작품은 이제 더 없을 것 같아요."
"신계의 대사는 일부러 서사적이고 서정적인 문어체를 사용했는데 '어린 배우들이 소화해 내 낼 수 있을까' 걱정이 컸어요. 대사체의 의도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면서 자주 리딩을 하고 호흡과 발성까지 조절했죠. 의외로 크리스탈씨가 이 대사체를 너무 잘 소화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드라마의 기획 의도대로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까 방송이 되면서 배우와 캐릭터, 현실과 드라마가 잘 구분이 안 되는 심리 상태에 이르러서 힘들었을 정도였죠. 후반에 촬영이 몰려 배우들이 고생하게 되니까 안절부절 못하겠더라고요. 후반부에서 소아(신세경 분), 하백(남주혁 분)의 분량을 조절했는데 같은 이유였죠. 모질게 외면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 정윤정 작가가 바라본 남주혁·신세경·임주환은?
"남주혁씨의 연기는 하백 캐릭터 그 자체에요. 작품을 쓸 때부터 염두에 뒀던 배우죠. 그가 하는 매력적인 연기톤이 있어요. 그게 하백과 잘 맞을 것 같았고요. 어린 배우 답지 않게 굉장히 어려운 의미의 대사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거든요."
"신세경씨는 기존의 조금 무겁고 어두운 이미지 말고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보여줬던 것 이상의 뭔가가 있을 것 같았죠. 그래도 코믹 연기까지 이렇게 잘 해낼 줄은 몰랐어요. 소아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컸고 '주체적이면서도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는 제 생각에 동의해줬죠. 본인도 그전까지 다소 어둡고 무거운 연기를 주로 한 걸 알고 있어서 자신 안에 숨어 있는 사랑스러움을 끄집어 내려고 연구를 많이 했어요. 단발머리도 신세경씨가 먼저 제안한 거예요. 원랜 긴 머리였거든요."
"임주환씨는 깜짝 놀랄 정도로 감정선을 잘 유지해줬어요. 메인을 끌고 가는 게 아닌 상황이라 회가 넘어가면 앞에 있었던 감정선을 잊을 수 있는데 잘 이어가더라고요. 자신이 맡은 후예(임주환 분) 역할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연구를 많이 했고요. 임주환씨랑 잠깐 통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하기엔 임주환씨 본인도 (후예를 연기하는 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애착 캐릭터? 다섯 캐릭터 모두 소중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했던가. 정윤정 작가에게 '하백의 신부 2017' 주연 5인방이란 그런 존재인가 보다. 어떤 편애 없이 다섯 캐릭터 모두에게 동등한 노력을 기울였으니 말이다.
"제겐 다섯 캐릭터가 모두 너무 소중해요. 어느 쪽도 버려두거나 도구로 쓰지 않으려고 했죠. 그래서 서사는 크게 하백과 소아의 이야기, 후예, 비렴(공명 분), 무라(크리스탈 분)의 이야기로 나누어져 거의 독립적으로 진행됐고 후예, 비렴, 무라의 이야기에 하백은 최소한으로만 얽히게 했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 nahee@osen.co.kr
[사진] '하백의 신부 2017'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