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이동국의 과제, 그라운드 '안팎'으로 대표팀 움직여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8.22 07: 28

'백전노장' 이동국(38, 전북 현대)이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할 수 있을까? 베테랑 중의 베테랑에게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월드컵 본선행을 가를 중대 일전이다. 조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3위 우즈벡에 승점 1 차이로 쫓기고 있다. 한국은 이란전 이후 우즈벡 원정길에 올라 5일 자정 최후의 한 판을 벌인다.
매 경기가 중요한 신태용호는 조기 소집 카드를 꺼냈다. 신태용호는 지난 21일 오후 파주 NFC에 처음으로 모였다. K리거 11명, 중국파 4명, 중동에서 뛰는 남태희 등 16명이 한 데 모였다. 남은 해외파 10명은 소속팀 일정을 마친 뒤 차례대로 합류할 예정이다.

신태용호 1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베테랑'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2014년 10월 파라과이, 우루과이전 친선경기에 소집된 이후 2년 10개월 만에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울리 슈틸리게 감독 체제에서 이동국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만약 이동국이 31일 이란전에 나서면 38세 124일로 A매치 역대 최고령 출전 2위에 오른다. 그만큼 파격적인 결정. 
이동국이란 이름을 생각한다면 위기의  대표팀을 구하는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1998년 5월 자메이카와 평가전에 출전하며 A매치에 데뷔하며, 통산 A매치 103경기에 출전했다. 신태용호 1기의 막내 김민재(21, 전북)은 1996년 11월 15일 태어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동국의 족적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다.
이동국은 대표팀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에 희생하는 선수가 줄었다. 이번에는 다들 나보다는 동료와 팀이 돋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또 다들 자신이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들어가야 한다"고 대표팀 선수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다른 베테랑들도 '맏형' 이동국에 거는 기대가 컸다. 수원 삼성의 주장 염기훈(34)은 "나나 (이)동국이 형같은 베테랑들은 기존 대표팀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있다. 어린 선수들이 우리를 어려워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동국이 형이 잘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신뢰를 보였다.  
전북 동료인 김신욱(29) 역시 "동국 형 중심으로 모두 잘 뭉칠 것으로 생각한다. 내 또래인 선수들과 함께 난관을 극복할 생각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 막내인 김민재도 "동국 형은 팀에서 무게감도 있지만 장난도 잘 친다. 동국이 형 옆에 붙어다닐 생각이다"고 맏형에 대한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동국은 선수로서도 대표팀에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4일 대표팀 명단 발표 이후 "이동국은 과거와 비교해도 몸놀림에 큰 차이가 없다. 골을 못 넣더라도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움직임이 있다. 내가 선호하는 타깃형 선수다"고 맏형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동국 역시 "정신적 지주로만 대표팀에 오기보다는, 경기를 뛰면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신태용 감독에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국의 한 방과 움직임은 대표팀의 비밀병기가 될 수도 있다.
이동국이 그라운드 '안'과 '밖'을 오가며 대표팀을 이끈다면, 신태용호에게 날개가 달린다. 맏형이 솔선수범하면 대표팀의 사기와 조직력은 한층 더 높아진다. 이동국이 위기의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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