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이달 23일 개봉 예정인 영화 ‘V.I.P’(감독 박훈정)에서 김명민은 강직한 경찰청 형사 채이도 역을 맡아 색다른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동안 의사, 지휘자, 대통령, 변호사, 사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연기해온 그가 '단무지' 경찰로 돌아오는 것이다.
물론 거대한 권력 앞에서도 당당하며, 기죽지 않기 위해 뻥 뚫리는 사이다 같은 대사를 쏟아내는 것은 그간 그가 연기해온 캐릭터와 공통분모를 갖기도 한다.
김명민은 21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완성본이 시나리오보다 훨씬 재미있었다"며 "박훈정 감독님이 정말 꼼꼼하다. 현장에서 에너지가 넘친다. 같이 했던 스태프와도 계속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다. 의리 있고 착하다. 작품을 떠나서 감독님과 성격적으로 잘 맞는 부분이 많았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였다"고 전했다.
영화 내내 숨 막히는 긴장감과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를 선사하는 ‘브이아이피’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 분), 경찰청 형사 채이도, 보안성 요원 리대범(박희순 분)과 CIA 요원 폴 (피터 스토메어 분)이 북한의 V.I.P 김광일(이종석 분) 한 명을 두고 집요한 공방전을 벌인다.
각 인물들의 대사 하나, 행동, 표정까지 놓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박훈정 감독의 명쾌하고 꼼꼼한 각본이 뒷받침 됐기 때문. 그들의 말과 행동에는 김광일을 은폐해야만 하는 이유, 반면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이유, 복수해야만 하는 이유가 녹아 있다.
특히 이종석의 연기가 눈길을 끄는데 그간의 귀여운 이미지를 깨고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국가도, 법도 통제할 수 없는 V.I.P 김광일을 연기한 이종석은 북한 사투리부터 영어 대사까지 소화해내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김명민은 “(이)종석이랑 붙는 신이 가장 많았다. 같이 대본 리딩을 하고 나서 맥줏집에 갔는데 그때부터 그 친구가 고민이 많더라. 감독님이 자세한 디렉션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하라고 말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렇다"면서 "아무래도 저도 연기자이다보니 배우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고 얘기를 해줬는데 이종석도 먼저 와서 ‘도와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종석이가 창피함도 무릅쓰고 물어보더라. 연기자로서 선배 배우에게 자신이 모르는 것을 과감하게 드러내기 쉽지 않은데 가식이 없이 솔직하고 담백하다. 지금처럼 열정과 노력을 수반한 자세로 간다면 지금보다 더 잘 될 친구”라고 칭찬했다.
김명민의 말마따나 열정적인 배우들이 총출동했고 그들의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 있으니 '브이아이피'가 개봉 전부터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받는 이유는 자명하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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