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차 승부, 12승20패로 승률 9위
번트, 도루 등 작전보다 강공 일변도
넥센이 또 다시 접전에서 이기지 못했다.
넥센은 2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 시즌 12차전서 3-4로 패했다. 넥센(59승55패1무)은 하루 만에 롯데에 5위를 내주고 6위로 내려앉았다.
넥센은 접전에서 작전이 없기로 유명한 팀이다. 워낙 잘 치는 타자들이 많은 것도 있지만, 코칭스태프들도 작전을 선호하지 않는다. 보내기 번트나 도루 등으로 아웃카운트를 하나 날리는 것은 강공보다 득점확률이 높지 않다는 계산이다.
올 시즌 넥센은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총 15개의 희생번트만 시도했다. 9위 두산의 28개보다도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1위 한화는 넥센의 네 배가 넘는 68개를 시도했다. 넥센은 도루 시도에서도 총 87회로 7위다.
장정석 감독은 20일 NC전에 앞서 “6회 이후에는 나도 한 점을 위해 번트를 생각한다. 다만 우리 타순은 8번까지 공격타순이다. 그래서 번트를 안 댄다. 오늘은 김지수가 8번, 김재현이 9번이라 8번부터 수비타순”이라고 설명했다. 방망이가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굳이 번트로 아웃을 하나 늘릴 필요가 없다는 것.
실제 경기에서도 그런 성향은 드러나고 있다. 1회초 나성범과 이호준에게 홈런 두 방을 맞은 넥센은 다시 초이스의 투런포와 김재현의 솔로포로 추격했다. 넥센이 득점한 3점이 모두 대포였다.
3-4로 뒤진 5회 선두타자 이정후가 안타로 출루했다. 다른 팀 같으면 동점을 위해 작전을 한 번 걸어볼만한 상황이었다. 상위타선을 맞은 넥센은 역시 강공으로 갔다. 이택근의 뜬공아웃, 초이스의 삼진으로 금세 2사 1루로 득점확률이 떨어졌다. 작전을 걸기에는 이미 타이밍이 늦었다. 김하성의 안타로 채태인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다. 하지만 장영석의 안타성 타구가 나성범의 슬라이딩 캐치에 잡혀 아쉽게 득점에 실패했다.
7회 또 선두타자 이정후가 이번에는 2루타로 출루했다. 희생번트로 1사 3루로 만들 수도 있었지만, 여전히 강공이었다. 후속 3명의 타자가 투수 땅볼, 삼진,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넥센은 9회말에도 선두타자 김웅빈의 안타로 기회가 있었다. 넥센은 서건창의 대주자 기용, 고종욱의 대타기용으로 역시 강공으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고종욱은 외야 뜬공 아웃. 이후 이정후의 삼진과 동시에 서건창까지 2루 도루에 실패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넥센은 NC 불펜의 구위에 밀려 3회 이후 단 한 점을 따라가지 못하고 1점 차로 졌다. 넥센은 올 시즌 1점차 승부에서 12승20패(승률 .375)로 10개팀 중 승률이 9번째로 낮다.
만약 넥센이 작전을 걸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고 승리를 무조건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넥센이 어떻게든 한 점을 땄다면 동점으로 분위기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넥센이 접전 상황에서 계속 패하는 것은 강공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