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준호의 이미지는 ‘얍삽한 쓰레기’ ‘베팅요정’이라는 수식어로 귀결된다. 하지만 이제는 ‘의리남’ 혹은 ‘미담부자’라는 단어를 써야할 것 같다. 굳이 포장하지 않아도 후배들의 증언을 통해 그의 진심이 드러났다.
20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1박2일’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강원도 고성에서 즐기는 ‘더위 땡처리 투어’ 2탄이 이어졌다. 이날 역시 맏형 김준호를 필두로 차태현 김종민 데프콘 윤시윤 정준영의 웃음 사수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김준호는 첫 번째 게임부터 하위권에 들어 원하는 관광지 체험을 하지 못했고 저녁 복불복이 걸린 풍선 던지기 게임에서도 패해 5성급 뷔페를 먹지도 못했다. 그는 원래부터 그랬다는 듯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물 폭탄을 맞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뿐인가. 상대편 멤버들을 약 올리며 스스로 ‘비호감’을 자처했다.
하지만 이날 일일 MC로 등장한 MC딩동을 통해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게임의 진행을 이끈 딩동은 “예전에 제 연봉이 60만원이었는데 준호 형이 어느 날 용돈으로 3만원을 주셔서 그 날 고기를 먹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갑작스런 미담에 민망했는지 김준호는 말도 안 되는 억지 개그로 상황을 무마시켜 웃음을 안겼다.
앞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김준호의 미담이 밝혀진 바 있다. 언제 어디서나 후배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고 박나래는 “김준호 선배야말로 개그맨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말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이번에도 개그맨으로서 웃기는 장점을 떠나 진정으로 후배를 아끼는 김준호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났다.
단언컨대 좋은 선배를 만나면 인생의 수고를 조금은 덜 수 있다. 앞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뜨끈한 경험한 그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기 때문. 후회하지 않는 방법 중 하나는 그런 선배들을 보고 배우는 일인데, 김준호를 선배로 둔 개그맨들은 계 탔다./ purplish@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