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빛...삼성전자, ‘릴루미노’ 앱 공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7.08.20 11: 00

 삼성전자가 시각장애인들의 시각 보조 앱 ‘릴루미노(Relúmĭno)’를 20일 공개했다.
‘릴루미노’는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C랩(Creative Lab)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직원 3명이 개발한 앱이다. 릴루미노는 이날부터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기어 VR에서 작동시키면 된다. 기어 VR과 호환되는 갤럭시 S7 이후 스마트폰에서 작동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릴루미노는 전맹(시력 0으로 빛을 지각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을 제외한 1~6급의 시각장애인들이 기어 VR을 착용하고 실행하면 기존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릴루미노는 기어 VR에 장착된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영상을 변환 처리해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준다.
릴루미노의 ▲윤곽선 강조 ▲색 밝기/대비 조정 ▲색 반전 ▲화면색상필터 기능은 백내장, 각막혼탁 등의 질환으로 인해 시야가 뿌옇고 빛 번짐이 있거나 굴절장애와 고도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이 글자나 사물을 볼 때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더불어 섬 모양으로 일부 시야가 결손된 ‘암점’과 시야가 줄어든 ‘터널시야’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미지 재배치 기능도 제공한다. 암점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은 주변 시야에 배치하고, 중심부만 보이는 터널시야는 보이지 않는 주변 시야를 중심부에 축소 배치해 비교적 정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릴루미노는 1000만 원이 넘는 기존 시각보조기기 대비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훨씬 낮은 비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릴루미노팀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최대이동통신 전시회 MWC에 참가했다. 당시 기어 VR로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과 다른 시각보조기기에 비해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특히 큰 호평을 받았다.
시각장애인들이 집에서 TV 시청과 독서를 할 때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릴루미노는 지난 해 5월 C랩 과제로 선정됐다. 과제명을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인 ‘릴루미노’로 정했다.
C랩 과제는 원칙적으로 1년 후 종료된다. 하지만 릴루미노는 이례적으로 1년 더 후속 과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릴루미노팀은 VR에서 더 발전된 안경형태의 제품을 개발,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어 VR용 릴루미노도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부터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IoT(사물인터넷), 웨어러블, VR과 같은 IT 분야뿐 아니라 ‘릴루미노’와 같은 사회공헌 과제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위는 삼성전자 '릴루미노' 팀원들이 '릴루미노'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아래는 삼성전자 C랩 프로그램에 참여한 '릴루미노' 팀의 조정훈 CL(Creative Leader)이 '릴루미노'를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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