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한화 고민, 비야누에바 잡을까 말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18 05: 49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화 외인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는 올 시즌 부상 때문에 1군에 빠진 기간이 총 63일이다. 외인선수가 2개월 넘도록 결장하는 건 시즌에 있어 엄청난 악재다. 올 시즌 한화가 8위로 떨어지며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밀려난 것도 비야누에바의 장기 부상 결장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적어도 1군에 있는 동안 비야누에바는 리그 정상급 투수로 부족함이 없다. 득점 지원이 낮아 올 시즌 15경기에서 4승6패에 그치고 있지만, 평균자책점 3.38과 함께 퀄리티 스타트만 11번이다. 지난달 29일 대전 LG전 3⅔이닝 8실점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2.67로 낮아진다. 

특히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02로 8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에선 가장 낮다. 역대를 통틀어 한화에서 80이닝 이상 던진 외인 투수 7명 중 비야누에바보다 낮은 WHIP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지난 2012년 데니 바티스타의 1.42가 가장 낮은 WHIP였다. 
지난달 중순 부상 복귀 후 5경기 중 4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껏 한화 외인투수에게 볼 수 없었던 안정감. 최소 6이닝은 책임질 수 있는 '계산되는' 투구를 하고 있다. 알렉시 오간도도 있지만 한화의 실질적인 에이스는 바로 비야누에바다. 
지난 11일 이승엽의 은퇴투어 행사를 위해 이글스파크를 찾은 송진우 전 한화 투수코치는 "비야누에바는 좋은 투수다. 공은 그렇게 빠르지 않지만 제구가 좋고, 승부사 기질이 있다. 타자를 계속 밀어붙이며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간다. 그만큼 제구가 되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한화 관계자들도 "등판 경기 수가 많지 않은데도 퀄리티 스타트는 10번을 넘는다. 이 정도면 꾸준함을 인정해야 할 투수"라고 입을 모으지만 "부상만 아니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워한다. 실력만 놓고 본다면 비야누에바를 잡는 게 당연하지만 이닝이터가 필요한 팀 사정상 팔꿈치에 만성 통증을 안고 있는 선수와 내년에도 함께하는 건 그만한 위험 부담이 따른다. 17일 마산 NC전도 6이닝 1실점 호투에도 투구수 82개로 끊어갔다.  
비야누에바는 올 시즌 부상 공백에 대해 "마음 같아선 35경기를 선발로 나가고 싶지만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며 아쉬워한 뒤 "최근 몇 년간 선발투수로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상은) 어느 정도 생각한 부분이기도 하다. 아마도 최근 5년간 내가 던진 가장 많은 이닝일 것이다. 부상이 있었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 최대한의 이닝을 소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비야누에바는 지난 2013년 시카고 컵스에서 47경기(15선발) 128⅔이닝을 던진 이후로 처음 80이닝을 넘겼다. 지난 3년은 구원투수로 던졌다. 올 시즌 전 2월말에야 한화와 계약했고, 선발로 몸을 만드는 기간이 부족했다. 선발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다면 부상을 반복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한화는 이제 잔여 시즌 36경기를 남겨 놓았고, 비야누에바는 약 7경기 정도 선발등판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남은 기간 부상 없이 꾸준함을 이어가느냐가 재계약 기준점이 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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