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품위있는 그녀’(이하 품위녀)의 성공은 의외다. 90년대를 강타한 배우인 김선아와 김희선이 출연한다는 것과 ‘힘쎈여자 도봉순’을 집필한 백미경 작가의 만남밖에는 없었다. 가슴 절절한 멜로도 드라마 주 시청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젊은 배우도 없었다. 하지만 ‘품위녀’는 2017년 JTBC에서 가장 흥행한 드라마로 남았다.
‘품위녀’는 대기업 대성펄프를 가진 안씨 일가의 둘째 며느리 우아진(김희선 분)과 안씨 일가에 속하려는 박복자(김선아 분)의 이야기다. 김희선이 맡은 우아진은 대성펄프의 둘째 며느리로 똑부러지고 우아한 성격. 남편의 바람과 간병인과 결혼한 시아버지 그리고 딸의 교육 문제 등으로 온갖 고통을 겪고 있다.
우아하지만 복잡한 인물인 우아진은 김희선과 딱 맞는 배역이었다. 김희선은 최근 OSEN과 인터뷰에서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깊었던 고민에 대해서 털어놨다. 종편이라는 새로운 채널에 대한 낯섦, 김선아와 함께 드라마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 흥행에 대한 걱정 등이었다.
“‘품위녀’는 ‘토마토’ 누나와 삼순이 언니만 나와요. 그것 말고 내세울 만한 뭔가가 없었죠. 비밀병기도 없고, 수십 년째 뼛속까지 전부 다 인터뷰한 언니들이 나오니까 더 보여줄 것도 없어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핫한 아이템이 없는 상황에서 시작해서 두려움이 컸어요. 그래서 드라마의 성공이 더 기분 좋죠. 가진 것 없이 만들어냈으니까”
과거에 엄청난 영광을 누렸던 여자 배우들의 성공이기에 더욱 의미 깊다. 김희선 역시도 시청률보다 체감 반응에 대해 더욱 놀라 하고 감사했다.
“첫 방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처음에는 잘못 나온 줄 알았어요. 드라마 시청률이 잘 나오면 30%인 시대에 살던 사람이니까. 첫 방 시청률을 보고 얼마나 놀랐겠어요. 지금은 조금 억울해요. ‘품위녀’ 반응을 보면 30%도 넘어야 되는데 아직 10% 정도니까”
변함없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김희선은 드라마를 집필한 백미경 작가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우아진을 연기하면서도 계속 대본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미경 언니를 아주 칭찬해요. 우아진을 연기하면서 첩을 죽이는 방법도 여러 가지라고 생각했어요. 한 대 쥐어박고 뺨을 때린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잖아요. 우아진은 우아진의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해요. 실제로 바람 난 사람들에게 한 번쯤 써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김희선이 연기한 우아진은 바람 난 남편과 내연녀를 두고 정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하지만 김희선이라면 바람 난 즉시 바로 이혼이라고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놨다.
“우아진은 아이를 위해서 할 방법을 다 해보잖아요. 저는 실제로 욱하는 성격이에요. 저는 무조건 이혼해요. 바람피웠으니까 이혼”/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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