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헥터가 에이스 본능을 과시했다.
헥터는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타이어뱅크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4피안타 4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했다. 12일만에 마운드에 올라 4-3 승리를 이끌고 시즌 16승을 따냈다.
1회는 1사후 박민우 볼넷에 이어 2사후 스크럭스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박민우가 홈까지 쇄도했지만 중계플레이로 저지해 실점을 막았다. 1-1이던 2사1루에서 손시헌의 노림수에 걸려 좌익수 옆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는 피안타 없는 위력적인 투구였다. 3회와 4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막았다. 5회 2사후 김태군의 몸을 맞혔지만 김준완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2회 안타 이후 5회까지 무안타로 봉쇄했다. 지난 4일 kt전 이후 12일 만에 등판이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온 덕택인지 힘이 넘쳤다.
5회말 타선이 최형우의 우전적시타로 2-1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6회초 2사후 스크럭스에게 던진 커브가 한복판으로 쏠리며 좌중월 솔로포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투구수가 76개에 불과해 8회까지 소화할 수 있는 힘을 비축했다.
6회말 최형우가 2타점 적시타를 날려 힘을 보탰다. 7회 최대 위기가 왔다. 선두 권희동의 타구를 중견수 버나디나가 다이뱅캐치를 시도했으나 뒤로 빠져 3루타가 되었다. 대타 박석민은 볼넷. 손시헌 2루 뜬공, 대타 이호준은 1루 뜬공으로 잡고 다시 대타 이종욱과 전력투구를 펼쳐 2루 땅볼로 솎아냈다.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헥터는 8회부터 심동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는 103개. 그러나 아슬아슬했다. 구원에 나선 심동섭이 2루타와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그러나 김윤동이 세 타자를 봉쇄해 리드를 지켰고 계투진이 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 헥터의 16승을 확정했다.
헥터는 후반기 4경기에서 1승 2패로 다소 주춤했다. 전반기 14승 무패의 위력이 떨어졌다. 4일 등판 이후 김기태 감독에게 "좀 피곤하다"고 밝히고 휴식을 요청했다. 2년 연속 쉼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빚어진 피곤함이었다. 배려속에 11일 동안 휴가를 받았고 이날 확실한 복귀 신고식을 했다.
헥터는 "12일 만의 등판이라 조금 걱정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것이 잘 풀렸다. 한 텀을 거른 것이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지난 등판까지는 몸이 무거웠지만 오늘은 몸이 가벼워 좋은 컨디션으로 던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승 1위를 놓고 양현종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로에게 굉장히 동기부여가 되고 좋은 작용을 한다. 그러나 나는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내 투구에만 집중하고 승리가 되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