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브로맨스 없는 '브이아이피', '신세계' 잇는 명작 느와르될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8.16 20: 00

 이달 24일 개봉을 앞둔 ‘VIP(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에는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 이름만 들어도 연기력이 대단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더불어 그들과 연기 호흡을 빚어낸 조연 라인업만 봐도 박성웅부터 조우진, 유재명, 피터 스토메어까지 피터지는 연기력으로 모든 장면에 무게감을 더했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브이아이피’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려 이달 24일 개봉에 앞서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스크린에 함께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네 사람이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음에도 느와르 영화에 정평이 나 있는 박훈정 감독의 탄탄한 대본 집필력과 연출력 덕분이었다.
‘브이아이피’는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가운데, 범인을 숨기려는 국정원과 반드시 잡으려는 경찰, 복수하려는 북한 공작직원 등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작 ‘신세계’를 각본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내놓은 신작으로 그간의 범죄 액션 드라마보다 한층 더 스펙터클한 전개로 국가 기관간의 충돌을 다뤘다.

먼저 장동건은 국정원 직원 박재혁 역을 맡아 김광일을 사수하기 위해 애쓴다.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매 작품마다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온 그는 소신이 있지만 나름 현실적인 인물이다.
한편 연쇄살인범 잡기에 혈안이 된 채이도를 연기한 김명민은 스마트한 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정의를 추구하는 경찰을 보여줬다. 두 배우는 그간 보여준 강렬한 캐릭터와는 달리 서민적이면서도 왠지 모를 따뜻한 매력이 숨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평안북도 보안성 소속 공작원 리대범을 연기한 박희순은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자신만의 캐릭터가 확실한데, 이번 작품에서도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북에서 온 VIP이자 연쇄 살인마를 연기한 이종석은 선배들의 기에도 눌리지 않고 어려운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냈다. 여러 드라마를 통해 쌓은 연기 내공이 ‘브이아이피’에서 빛을 발했으리라.
만날 때마다 눈에 쌍심지를 켜는 네 사람의 극한의 갈등과 말로 표현 못할 의리, 배신을 보여주는 ‘브이아이피’. 피 비린내 나는 느와르답게 남자 배우가 네 명이나 출연했음에도 그 흔한 브로맨스가 없다. 서로 쫓고 쫓기며 서로를 위협하는,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이다. 이날 시사회에서 김명민도 “저희 영화에는 브로맨스가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적대적인 관계로 등장하며 네 캐릭터의 강렬함을 자랑한다.
한 번의 선택으로 운명이 엇갈린 네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브이아이피’가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는 데에는 주연배우 장동건-김명민-박희순-이종석의 섬세하고 압도적인 연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건 해결을 놓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내면을 탁월하게 표현해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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