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아이피', 생애 첫 싸이코 이종석의 잔혹한 '신세계'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8.16 17: 12

 배우 이종석이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영화 ‘V.I.P’(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를 통해서인데, 종전의 역할들과는 사뭇 다른 잔혹한 얼굴의 캐릭터를 맡아 신선함을 선사했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브이아이피’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주연배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과 감독 박훈정이 참석했다.
‘브이아이피’는 각국의 국가 기관을 대표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 분), 경찰청 형사 채이도(김명민 분), 북한 보안 요원 리대범(박희순 분)과 CIA 요원 폴(피터 스토메어 분)이 북에서온 VIP 김광일(이종석 분) 한 명을 두고 집요한 공방전을 벌이는 범죄 드라마이다. 여기엔 박훈정 감독의 명쾌하고 꼼꼼한 각본이 뒷받침 됐다.

연출을 맡은 박 감독은 “캐스팅이 정말 만족스럽다”라며 “사실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받았는데 개봉 날짜를 미리 약속한 만큼 관객들에게 먼저 선보이고 싶어 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브이아이피’는 올해 한국 영화 최초로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됐다.
유수의 영화제에서도 인정 받았듯 충무로에서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네 명의 배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한데 뭉쳐 기대할 만하다. 박훈정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연기하는 느낌이 없는 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고심했다”며 “현장에 와서 숨 쉬 듯 대사를 해도 시나리오 속 캐릭터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작품성을 자신했다.
이종석은 생애 첫 악역을 맡아 강렬한 변신을 감행했다. 국가도 법도 통제할 수 없는 김광일 역할을 맡은 이종석은 북한 사투리부터 영어 연기까지 다양하게 해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살인마를 완벽히 소화한 이종석의 필모그래피는 ‘브이아이피’ 전후로 나뉠 것 같다.
그는 “연쇄 살인마 캐릭터는 처음이다. 그래도 그간의 작품에서 연쇄 살인마들이 웃는 모습은 자주 봐왔는데 어떻게 하면 그들과 차별화를 둘지 고민하다가 소년스럽게 보이려고 설정했다”며 “악역은 새로운 도전이라 찍어 놓고도 겁이 나 두려웠는데 지금은 시원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국정원 요원 박재혁 역할을 맡은 장동건은 보수적인 조직에서 살아남으려 고군분투하는 일상적인 회사원의 모습으로 공감대를 자극했다. 대표 미남인 장동건의 평범해 보이려는 노력은 연기 변신에 중요한 지점이었을 터. 그는 “평소에 욕을 안한다. 악역을 처음 해본 건 아니고 그간 다른 작품에서 해보긴 했지만 이번에는 부담없이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외모만큼 착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형사 채이도 역의 김명민은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개의치 않는 집념에 가득 찬 모습을 보인다. 처음 보는 김명민의 미친 눈빛은 사건에 몰두하는 채이도 캐릭터 그대로다.
그는 “촬영장에서 스트레스 없이 촬영했다. 배우들이 너무 연기를 잘해서 오늘 처음 봤는데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나온 것 같다. 박희수형이 연기한 리대범 캐릭터가 멋지다. 오늘 보니 욕심이 난다”라고 말했다.
V.I.P 김광일 때문에 좌천된 보안성 공작원 리대범은 버려진 사냥개 같은 눈빛으로 좌중을 압도한다. 박희순이 아니었다면 소화할 수 없었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돋보인다.
박희순은 이날 “저 역시 오늘 처음 봤는데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배우들이 너무 연기를 잘해준 것 같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개봉은 이달 24일./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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