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 "박서준X강하늘, 천상조합·브로맨스 장인"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8.16 14: 00

‘청년경찰’을 완성한 것은 박서준, 강하늘이라는 완벽한 ‘신의 한 수’ 캐스팅이었다. 몸이 앞서는 행동파 기준 역의 박서준, 두뇌 회전이 빠른 이론파 희열 역의 강하늘이 있어 ‘청년경찰’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환상적이다. 핑퐁게임을 하듯 끊임없이 합을 주고받는 박서준과 강하늘의 콤비 플레이는 로맨스보다 더 뜨겁고, 사이다보다 더욱 시원하다. 김주환 감독이 빚고 박서준과 강하늘이 완성한 ‘청년경찰’ 속 기준과 희열 캐릭터의 매력은 함께 할 때 배가 된다. 충무로 브로맨스의 새 역사이자, 한국 버디 무비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경쾌한 신호탄이다.
김주환 감독은 박서준과 강하늘의 캐스팅에 대해 “천상의 조합이자 브로맨스의 장인”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박서준과 강하늘에게 선택을 받았다”고 껄껄 웃어 넘기는 김주환 감독의 캐스팅 소원은 ‘마음이 따뜻한 배우’였다고. 그런데 박서준, 강하늘로 모두 다 이뤘으니, 이제는 바랄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두 배우 다 마음이 정말 따뜻해서 좋아요. 매일 느껴요. (박)서준 씨의 경우에는 촬영장이 춥고 정말 힘들었는데, 저한테 와서 ‘감독님, 저 너무 힘들어서 감독님 욕했어요, 죄송해요’ 이래요(폭소). 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요. (강)하늘 씨야 뭐, 미담으로 촬영장을 평정하죠(웃음). 전 캐스팅하기 전에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기준과 희열을 연기하려면 연기를 아무리 잘해도 마음이 따뜻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최고의 배우들이 와줬죠. 같이 작품하게 된 게 아직도 꿈만 같아요. 일단, ‘청년경찰’을 하겠다고 하는 순간 두 사람 다 마음이 따뜻하다는 걸 알았습니다(웃음).”

‘청년경찰’의 배경이 되는 경찰대는 스무 살 청년들 중에서도 성적은 물론, 체력, 인적성 등 최고만이 갈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화 속 기준과 희열은 어딘가 나사가 풀린 것만 같은 인물들로, 일반적인 경찰대생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다.
그러나 김주환 감독은 “그런 생각은 편견”이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경찰대생이지만, 스무 살은 스무 살이다. 하고 싶은 거 많고, 갖고 싶은 것 많을 딱 ‘애’ 같은 나이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기준이 답을 못 맞히는 것에 대해서 너무 과잉 설정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며 “그런데 경찰대 안에서도 1등부터 백몇등까지 있다. 많은 걸 공부해야 하고, 모든 과목을 잘 할 수는 없을 거다. 기준은 기준 나름대로 공부했을 텐데, 그냥 성적이 뒤쪽이었던 거다(웃음)”라고 웃었다.
김주환 감독은 관객들에게 폭소를 안겨다준 ‘열정, 집념, 진심’ 장면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귀띔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박)서준 씨한테 수사의 3가지 방법의 오답을 물어봤더니 생각해서 ‘진심’을 가지고 왔더라. 집념과 열정은 제가 채워 넣은 거다. 그걸 찍을 때 촬영 감독님이 막 웃으셨다. 그래서 여쭤봤더니 ‘공부 못하는 애들의 전형적인 손글씨’라고 해서 다들 웃었다”며 “(강)하늘 씨의 부분 역시 하늘 씨가 직접 한 거다. 자세히 보시면 밑줄 그어놓고, 단어에 동그라미 되어 있다. 공부 잘 하는 애들이 늘 그러지 않나. 좋은 디테일이었다”고 밝혔다.
젊은 감독과 젊은 배우들이 뭉친 만큼, ‘청년경찰’ 팀은 격의 없는 돈독한 사이를 자랑한다. 잠깐만 곁에서 지켜봐도 감독과 배우 사이보다는 가까운 형, 동생사이처럼 끈끈하다. 박서준이 자신과 강하늘, 김주환 감독의 ‘쓰리샷’을 올리며 “감독님 귀엽다”고 언급할 정도. 이에 대해 김주환 감독은 “서로 친하다. 7살 차이인데 감독과 배우 관계가 격식이 있을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감독과 배우를 넘어선 돈독한 팀워크는 ‘청년경찰’을 여름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웃음이 넘친 즐겁고 유쾌한 촬영장의 힘은 스크린까지 전해졌다. 즐거운 에너지가 모인 ‘청년경찰’은 여름 스크린에서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올 여름 유일한 오락영화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청년경찰’은 벌써부터 속편을 관객들의 목소리도 높다. 경찰을 꿈꾸는 경찰대생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뻗어나갈 스토리도 무궁무진. 여름을 강타할 흥행 시리즈로서의 확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야기다. 과연 우리는 언젠가의 여름에 ‘청년경찰’의 속편을 만나볼 수 있을까.
“관객 분들이 충분히 사랑을 주시면, 그 사랑에 부응해야 한다고는 생각해요. 관객들을 행복하게 해야 하는 영화니까, 최상의 영화로 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죠. 내용적으로는 5학년이 될 거고, 아마 두 사람이 졸업하기 직전이 되겠죠. 질문이 있어야 할 텐데, 그 질문까지는 생각을 못했네요. 일단 큰 그림은 있어요.”
누군가는 ‘청년경찰’에 대해 순진해 빠진 이야기라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다. 우연히 목격한 납치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현실에 부딪히는 청춘이라니, 어쩌면 ‘청년경찰’은 너무도 착한 이솝우화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주환 감독은 ‘청년경찰’ 속 청춘들이 갑갑한 현실의 탈출구, 누군가의 롤 모델, 혹은 희망이 되길 바라고 있다.
“사랑의 최종단계에 있는 건 자기희생이거든요. 기준이와 희열이는 그런 숭고한 가치를 실현했어요. 사실 이런 사람들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찍은 거예요. 너무 순수하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하나의 지표가 되면 좋지 않을까요? 현실이 이렇게 답답한데. 기준이나, 희열이 같은 친구들이 세상에 딱 천 명만, 아니 백 명만 있어도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저는 인간은 선하다고 생각해요.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 영웅 영상만 봐도 인간은 선하다고 믿게 되거든요. 그런 분들이 기준이고, 희열이일 수 있어요. 그런 걸 볼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지잖아요. 많은 분들도 ‘청년경찰’의 두 청년을 보시고, 유쾌하게 웃고, 가슴 따뜻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mari@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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