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100만 관중을 돌파할까?
KIA타이거즈의 홈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가 들썩이고 있다. 개막 직후 선두권에 오르자 찻찬 속 돌풍인줄 알았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의 빈틈을 완벽하게 메우면서 선두를 질주했다. 연일 드라마틱한 승부를 펼치면서 KIA 경기는 프로야구 최고의 콘텐츠가 되었다. 5개 중계 방송사들이 학수고대하는 경기이다.
관중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 15일 KIA와 NC의 시즌 13차전이 열린 챔피언스필드에는 모두 1만6545명이 입장했다. 누적 관중 77만6103명으로 77만3499명을 동원했던 작년의 역대 최다 관중을 돌파했다. 홈 54경기 만에 이룬 값진 결실이다. 작년의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관중은 22.1% 증가했다.
특히 경기당 평균 1만4372명이 들어와 역시 역대 최다였던 작년 1만743명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00만 관중 돌파도 시야에 두었다. 남은 18경기에서 정확하게 22만3897명만 입장하면 100만 명에 도달한다. 경기당 1만2500명이 챔피언스필드를 찾으면 미답의 100만 관중이 가능하다.
광주의 100만 관중은 불가능한 숫자로 여겨졌다. 경기당 1만4000명 정도가 꾸준히 입장해야 가능하다. 챔피언스필드는 작년에야 경우 평균 1만 관중을 넘겼다. 최근 성적이 신통치 않아 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 불가능한 숫자가 현실화를 앞두고 있다.
100만 관중은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LG와 두산, 사직구장의 롯데 정도에만 통용되는 단어였다. 잠실은 1000만명의 서울시장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사직구장은 400만 명의 부산시장이 지원하고 있다. 인천행복드림구장도 SK의 마케팅 노력에 힘입어 100만 명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드넓은 수도권 시장의 지원도 작용했다. 인구 150만명의 광주에서 100만 관중에 성공한다면 가히 역사적이다.
전반기 관중이 몰려들었지만,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100만 관중은 비관적이었다. 휴가철에는 관중들이 줄었고 선두를 독주하며 흥미요소도 반감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아니었다. 찜통 더위인데도 끊임없이 관중들이 밀려들었다. 후반기 팀 행보가 주춤하면서 추격의 여지를 내주자 오히려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 응원하고 있다.
역시 KIA 경기 자체가 재미있다는 점이 크게 어필하고 있다. 성적 요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짜릿한 역전극과 끝내기 승부가 많았다. 최형우, 버나디나, 임기영, 김선빈, 김주찬, 이명기, 김민식 등 드라마틱한 요소를 갖춘 스타 선수들도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스타마케팅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즐기는 요인의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챔피언스필드가 지역의 문화 시설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가족, 직장 동료, 친구들끼리 부담없이 찾아와 먹고 마시고 보고 즐기는 문화 상품이 되었다. 관중들을 동원하는 구단의 마케팅 역량도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광주 100만 관중에 성공한다면 프로야구 마케팅에서도 귀중한 성공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