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는 있지만 일단 맞부딪혔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시즌 중 공격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해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 첫 선이 재비어 스크럭스의 외야수 투입이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15일 광주 KIA전 깜짝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날 그동안 1루수와 지명타자로만 나섰던 스크럭스가 4번 우익수로 전격 선발 출전한 것.
말 그대로 전격적이었다. 스크럭스의 외야수 투입은 사실 김경문 감독 머릿속 구상에는 이미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얼마 전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스크럭스에게 외야수로 몇 경기 나서봤느냐 물었다. ‘30경기 정도 좌익수로 나선 적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우익수로도 가능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이 스크럭스를 외야수로 투입하려는 이유는 분명했다. 공격력의 강화다. 현재 NC는 8월 팀 타율 2할6푼7리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8월 팀 타율 3할 이상이 되는 팀이 6개 구단인 상황에서 NC는 8월을 기점으로 공격력에서 경쟁력이 사라졌다. 팀의 8월 평균자책점 3.81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스크럭스를 투입할 경우, 현재 중복 자원인 1루와 3루, 그리고 지명타자까지 중복된 자원을 모두 그라운드에 내보낼 수 있다. 라인업에 숨통이 트인다. 스크럭스, 박석민, 모창민, 이호준을 모두 라인업에 포함시킬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스크럭스를 외야수로 돌리는 방안이었다. 김 감독은 “스크럭스를 외야로 투입할 경우 이호준을 지명타자로 넣고 모창민을 1루수로 넣으면서 공격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느 순간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김경문 감독은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스크럭스를 외야수로 투입하고 공격적인 면을 강화하는 라인업을 테스트했다.
김경문 감독의 말처럼 스크럭스를 외야수로 투입할 경우 NC의 라인업은 대폭 강화된다. 이럴 경우 나성범이 중견수로 이동하게 된다. 15일 경기가 그랬다. 공격형 선수들의 투입으로 중견수 자리의 공격력까지 강화시킬 수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NC 중견수 포지션의 OPS는 0.673로 전체 9위에 해당할 만큼 생산력이 저조하다.
이날 경기 전에도 김 감독은 “스크럭스가 수비에서 고전할 수 있지만 지금 우리는 쳐야 한다. 너무 공격력이 다운되어 있다. 홈경기는 점수를 주더라도 말 공격을 하기 때문에 수비 위주로 라인업을 짠다. 원정경기는 먼저 나가서 점수를 뽑아야 이긴다”고 말했다.
일단 15일 KIA전에서는 스크럭스 외야수 투입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NC는 2-4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5경기 연속 3득점 이하를 기록하며 저조한 득점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스크럭스는 외야에서 무난한 모습을 보였지만 타석에서도 9회 적시타 1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NC는 현재 3위로 떨어진 상황이지만 2위 두산과 0.5경기 차이이고, 탄력을 받을 경우 언제든지 선두 KIA까지 추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의 7부 능선은 넘었고, 이제는 순위표 어디에 위치하느냐가 관심사다.
스크럭스의 외야수 투입은 순위가 어느 정도 결정된 시즌 말미에나 성사될 듯 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일찍 스크럭스의 외야수 투입은 이뤄졌다. 김경문 감독의 ‘닥공 라인업’ 테스트, 그리고 가을야구를 향한 대비가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시작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