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타격, 힘 빠진 불펜을 구원하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15 05: 59

힘이 빠져 지쳐가는 불펜진을 구원하는 것은 다른 불펜 투수들이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 역할을 타격에서 해줘야 한다.
롯데는 지난 주 kt, NC, 삼성과의 6연전에서 4승2패의 주간 승률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선방했다. 그러나 4승을 거둔 내용과 2패를 당한 과정 모두 롯데의 난맥상을 드러낸 경기들이었다. 리드는 잡고 있지만 충분한 득점 지원이 없는 가운데, 불펜 투수들은 경기 중후반 연신 접전 상황에 등판해야 했고, 결국 그동안 잘 막아줬던 불펜진의 힘도 서서히 빠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 8~11일까지 kt, NC와의 치른 4경기에서는 모두 불펜진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조정훈, 박진형, 손승락, 배장호까지, 새로운 필승조와 마무리 투수들이 차례대로 경기 후반 실점을 허용하며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 기간 3승1패의 성적을 거뒀지만 결국 필승조는 투입할 대로 투입한 뒤, 내상을 입었다. 혹사의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점수를 뽑지 못한 타선에 대한 책임은 뒤따라야 했다.

결국 12일 대구 삼성전, 롯데는 5회말 5-2로 앞서고 있었지만 선발 송승준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불펜진을 투입하는데 망설이며 교체 타이밍을 놓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를 할 수 있다. 선발 송승준이 최대한 5회 이상은 막아주기를 바랐던 벤치의 바람이었다.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고 7-13으로 대패를 했다. 후반기 들어 처음으로 5점 이상의 점수 차가 났던 롯데 경기였다.
이튿날, 롯데 타선은 초중반 타선이 터지면서 9점을 뽑았다. 그러나 선발 박세웅이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뒤이어 올라온 필승조들인 박진형과 손승락 모두 힘에 부친 듯 한 투구 내용들을 보이며 9-7의 진땀승을 거뒀다.
이제는 충분한 타선 지원이 나오더라도 필승조 투수들의 힘이 빠질 시기가 다가오면서 오히려 투타의 엇박자의 조짐이 피어오르고 있다. 접전 상황에서 보여줬던 팀의 경쟁력이 이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세로 돌아서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이미 그 위험의 전조증상은 보였고 필승조의 체력에 빨간불이 켜진 것과 다름없다.
결국 이제는 타선이 힘 빠진 불펜진들을 쉬게 해줘야 한다. 윤길현과 진명호가 일단 지원군으로 1군 엔트리에 합류했지만, 아직은 물음표가 붙은 선수들이다. 선발진은 꾸준히 돌아가는 상황이기에 선발이 버티는 동안 타선이 꼬박꼬박 점수를 내준다면 향후 불펜 운영도 훨씬 수월해진다. 지난 13일 경기처럼 초중반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대량득점이 필요하다. 선발진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이를 상쇄하고 분위기를 압도할 수 있는 타선의 힘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 분명 롯데 타선은 분위기를 탈 경우 그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타선이다.
롯데 타격의 부활은 불펜진을 구원하고 팀의 건강한 경쟁력도 살려내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