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몸과 마음’ 손아섭이 타이틀을 대하는 자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15 10: 01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9)은 현재 팀이 치른 109경기에 전부 나서고 있다. 때로는 리드오프로 때로는 중심 타선으로 나서며 곳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기에 체력 소모도 많다. 체력적인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실제로 손아섭은 최근 본의 아닌 체중 감량을 했다.
그러나 손아섭은 이마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얼굴이 점점 핼쑥해지는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그동안 몸이 너무 불어 있었다는 것 아니겠나. 지금 상태가 딱 좋은 것 같다. 몸이 더 가볍고 컨디션도 더 좋아졌다”며 웃으며 답했다.
손아섭의 말처럼 몸이 가벼워지면서 시즌 성적은 되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타율 3할4푼2리 150안타 16홈런 59타점 85득점 17도루 출루율 4할2푼9리 장타율 0.527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8월에는 타율 4할1푼7리(48타수 20안타) 5홈런 10타점 16득점 4도루로 뜨거운 태양과 함께 방망이도 뜨거워지고 있다.

4월까지 홈런을 뽑아내지 못하는 등 난조를 보였지만 언제나 그랬듯 그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왔다. 이제 손아섭은 지난 2012~2013년 두 시즌 연속 최다안타 타이틀을 따낸데 이어 역대 3번째로 최다안타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14일 기준, 손아섭은 150안타 고지를 선점했고 두산 김재환(149안타), 넥센 서건창(142안타), KIA 최형우(139안타) 등과 최다 안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다안타 타이틀을 넘어, 200안타까지 도전해볼 수 있는 페이스다. 그러나 손아섭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타이틀을 생각하면 오히려 페이스가 무너진다. 공은 보이니까 계속 치고 나가려는 생각이 커진다”면서 “실투가 오면 치고 볼넷으로 나갈 수 있으면 나가야 한다. 무언가를 가지고 하려다 보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니까 의식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록에서도 손아섭은 올 시즌 64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쳐서 나가지 못할 때는 볼넷을 얻어 팀에 기여하는 모습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손아섭이 욕심을 냈던 타이틀을 놓친 경험에서 우러나온 교훈이었다. 2013년 당시 LG 이병규와 시즌 막바지까지 타격왕 경쟁을 펼쳤고, 결국 시즌 막바지에 극적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이병규에게 타격왕 타이틀을 내줬다. 그는 “당시 심리적을 많이 쫓겼다”고 회상했다. 당시 타격왕을 놓친 손아섭은 이후에도 타격왕 타이틀과는 인연이 닿지 않고 있다.
현재 16홈런-17도루를 기록 중인 손아섭은 최다 안타와 동시에 지난 2014시즌 세운 자신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18개) 경신은 물론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때 장타력 증강이 주요 목표였지만 현재는 장타에 대한 미련도 떨쳐냈다. 그는 “올 시즌 노려서 홈런을 만든 것은 한 개도 없다. 홈런보다는 정확히 치려고 노력한다. 나는 홈런을 치려고 해서 칠 수 있는 타자는 아니지 않나”라며 홈런에 대한 욕심도 드러내지 않았다.
정신과 육체 모두 가볍게 한 손아섭의 성적은 어디까지 높게 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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