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가 데뷔 25주년을 맞아 콘서트를 통해 팬들의 곁으로 돌아온다. ‘문화 대통령’으로서 대중음악계에서 뮤지션의 위상을 한 차원 끌어올린 서태지의 귀환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내달 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서태지의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이 오늘(15일)로서 정확히 18일 남은 가운데, 연습에 한창인 어제(14일) 오후 네이버V라이브틑 통해 연습 현장을 깜짝 공개했다.
14일 생방송된 네이버V 라이브에서 서태지는 밴드 소개를 시작으로 데뷔 25주년 콘서트 준비에 한창인 근황을 공개해 관심을 높였다. 이날 그의 오랜 팬인 국가스텐 하현우가 출연해 MC를 맡았다. 국가스텐은 서태지의 공연에 출연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하현우는 “초등학교 때부터 서태지 선배님은 제게 영웅이었다”라고 깊은 팬심을 드러냈다. 이에 서태지도 “하현우씨가 음악대장이 아니냐. 노래와 랩도 잘하고 진행도 잘한다”고 칭찬으로 화답했다. 서로 칭찬을 건네는 선후배의 모습이 훈훈한 미소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자연스럽게 두 뮤지션을 잇는 특별한 연결 고리가 있는데, 서태지의 노래 ‘하여가’이다. 하현우는 MBC 예능 ‘복면가왕’에서 리메이크조차 어렵다는 ‘하여가’를 선곡해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랩을 소화했고 적절한 때에 터져 나오는 고음으로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다.
이 무대를 봤다는 서태지는 “‘하여가’가 어려운 곡인데 선곡을 할지 몰랐다. 하지만 랩도 잘하고 노래도 잘해서 깜짝 놀랐다. 저와는 완전 다른 ‘하여가’를 보여줬다”고 후배의 능력을 칭찬했다.
‘컴백홈’ ‘난 알아요’ ‘하여가’ ‘너에게’ 등 서태지의 노래는 지금 우리 귀에 너무 익숙하지만 발표 당시에는 전에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사운드였다. 지난 25년간 서태지라는 이름에 빨려 들어갔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터.
이날 역시 합주실에서 8시간 이상 연습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서태지는 “예전에는 12시간씩 했는데 이제는 8시간으로 줄였다”며 음악에 대한 남다른 집념을 보여줬다. 많은 연습량과 꼼꼼한 면모로 ‘레전드’로 불리는 이유를 증명했다.
이제 남편이자 아버지가 된 서태지는 자신이 육아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고, 삼계탕이나 장어로 몸보신을 하며, 빠르게 댓글이 올라가는 V라이브에 낯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동질감을 안겼다.
별다른 예능적 장치가 없어도 그의 즉흥성이 뜻밖의 재미를 선사한 것인데, 서태지가 리얼리티 예능에 출연해 음식을 먹고, 일상의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 등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면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게 될 것 같다. 2014년 KBS2 ‘해피투게더3’ 이후 또 다른 예능 출연을 기대해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 네이버V라이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