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우천 연기, 과연 득일까 실일까.
야구는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스포츠다.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은 우천 연기의 변수를 안고 있다. 투수진을 소모했거나 상대 선발이 부담스러울 때 반가운 비이지만 일정이 뒤로 미뤄질수록 시즌 막판 레이스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14일까지 KBO리그에서 우천 연기가 가장 많은 팀은 LG다. 10경기가 우천으로 미뤄졌다. 지난 7월 장마철을 맞아 4경기가 연기됐다. 다음으로 KIA가 9경기가 우천연기되며 LG의 뒤를 잇고 있다. KIA는 이달에만 벌써 4경기를 우천으로 치르지 못했다.
LG와 KIA 모두 상위권에서 순위 다툼을 하는 팀이다. LG는 5위 넥센에 승차 없는 4위이고, KIA는 2위 두산에 6경기차 1위를 지키고 있다. 우천 연기로 지금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지만 시즌 뒤로 밀린 경기가 막바지 순위 싸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LG 양상문 감독은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에) 떨어진 팀과 붙으면 아무래도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긍정론을 펼쳤다. 실제 지난해 19번으로 우천 연기가 가장 많았던 NC는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도 마지막 19경기를 12승6패1무로 같은 기간 1위에 올랐다. 당시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5개팀 상대로 15경기를 치르며 10승5패 호성적을 거뒀다.
그런 점에서 10번의 우천 연기는 LG에 유리한 부분이 있지만 불리함도 감수해야 한다. 우천 10경기 중 잠실 홈은 3경기밖에 없다. 나머지 대구·마산 2경기, 수원·광주·사직 1경기씩 우천 연기됐다. 지방 경기가 6경기나 미뤄져 있어 시즌 막판 만만찮은 이동 거리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
이달 들어 적절한 시점에 우천 연기가 되며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 숨통이 트인 KIA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9경기가 우천 연기됐는데 그 중 5경기가 광주 홈인 것이다. 나머지 4경기는 수원 3경기, 대전 1경기로 이동 거리의 부담이 크지 않아 1위 지키기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와 KIA에 이어 이어 두산·한화·kt가 8경기, NC가 6경기, 롯데가 5경기, 넥센·삼성이 4경기, SK가 2경기씩 우천 연기가 있다. 최소팀 SK는 지난 5월9일 잠실 두산전 우천 연기 이후로 80경기 연속 쉼없이 달리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2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후반기 추락으로 7위까지 떨어진 SK는 5위 넥센에 3경기차로 뒤져있다. 아직 포기할 시점은 아니다. 남은 경기가 적은 만큼 시즌 막판 일정이 띄엄띄엄 편성될 수 있다. 이 경우 1~2선발투수들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며 승률을 높일 수 있다. 잔여 일정 이전까지 얼마나 추격할지가 관건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