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민 구단 사령탑의 줄사퇴가 K리그 클래식 후반기 판도의 중대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K리그에 두 차례 비보가 닥쳤다. 최윤겸 강원FC 감독과 남기일 광주FC 감독이 잇따라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두 수장은 구단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최윤겸 감독은 지난 13일 안방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리그 26라운드서 0-2로 패한 뒤 사퇴 의사를 전했다. 강원은 최근 7경기서 1승 2무 4패로 부진했다. 2위였던 순위는 어느새 6위까지 떨어졌다. 목표였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마지노선인 3위 수원 삼성과 승점 차가 9로 벌어져 추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윤겸 감독은 "ACL 진출 가능성이 남은 시점에서 구단이 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어렵게 결정했다"면서 "변화된 분위기 속에서 강원이 목표로 하는 ACL에 반드시 진출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남기일 감독도 같은 날 홈에서 대구FC에 0-1로 패한 뒤 14일 오전 광주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승격팀 최초로 2년 연속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이끈 남기일 감독은 올 시즌 4승 7무 14패(승점 19)로 부진했다. 1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11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23)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꼴찌를 전전했다.
남기일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서 사퇴라는 선택을 하게 돼 죄송하다. 광주라는 팀을 맡은 지난 5년 동안은 큰 행복이었다"면서도 "광주는 강하고, 저력이 있다. 내가 물러나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최윤겸 감독은 올 시즌 폭풍영입 행보를 걸은 강원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신선한 돌풍을 이끌었다. 남기일 감독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특유의 패스 앤 압박 축구로 모두가 까다로워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최윤겸, 남기일 감독의 연이은 사퇴로 상위 스플릿과 ACL 진출을 노리던 강원과 잔류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광주에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K리그 클래식 후반기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6위 강원은 7위 포항에 승점 3 차이로 쫓기고 있다. 6위와 7위는 상하위 스플릿을 나누는 경계다. 스플릿 체제 전까지는 각 팀당 7경기씩 남았다. 2위 울산(승점 47), 3위 수원(승점 46), 4위 제주(승점 44), 5위 서울(승점 41)까지 불꽃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생존 경쟁도 '꼴찌' 인천이 반등하면서 안갯속 형국이 됐다. 9위 대구(승점 26), 10위 상주(승점 24), 11위 인천, 12위 광주 등 4팀이 오는 10월 초까지 살얼음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강원은 박효진 감독대행 체제로 오는 19일 수원 원정을 준비한다. 광주는 대행 체제든 후임 사령탑이든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해 같은 날 전북 원정길에 오른다는 계획이다./dolyng@osen.co.kr
[사진] 최윤겸(위)-남기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