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신태용, "좋은 기량과 컨디션, 내 축구에 맞는 선수 발탁"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8.14 10: 31

 "코칭스태프가 주말, 주중 경기를 빠지지 않고 다니면서 좋은 기량과 컨디션, 내가 생각하는 축구에 맞는 선수들로 소집했다."
월드컵 9회 연속 본선행을 좌우할 운명의 태극전사들이 결정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서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은 2014년 10월 파라과이, 우루과이전 친선경기에 소집된 이후 2년 10개월 여 만에 처음으로 발탁됐다. 이동국이 이란전에 나설 경우 38세 124일로 A매치 최고령 출전 역대 2위에 오른다. 현재 1위는 고 김용식(39세 214일), 2위는 김병지(37세 298일)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에도 눈에 띄는 얼굴이 있다. A매치 최초 발탁된 권경원과 김민재다. 둘 모두 어린 나이에 다재다능한 능력이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권경원은 멀티 포지션, 김민재는 빌드업 능력을 갖추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주말, 주중 경기를 빠지지 않고 다니면서 좋은 기량과 컨디션, 내가 생각하는 축구에 맞는 선수들로 소집했다"면서 "이동국과 염기훈처럼 나이가 있는 선수들은 그간 꾸준히 경기를 봐오면서 1~2경기를 뛰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발탁했다. 신인과 노장들의 신구 조화를 잘 이루기 위해 이번 명단을 뽑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 일문일답.
-선수 선발 배경은.
▲7월 4일 갑작스럽게 감독에 부임한 뒤 기자회견을 하면서 갖고 있는 생각을 전달했다. 26명을 선발한 것은 코칭스태프가 주말 주중 경기를 빠지지 않고 다니면서 좋은 기량과 컨디션, 내가 생각하는 축구에 맞는 선수들로 소집했다. 이동국과 염기훈처럼 나이가 있는 선수들은 그간 꾸준히 경기를 봐오면서 1~2경기를 뛰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발탁했다. 신인과 노장들의 신구 조화를 잘 이루기 위해 이번 명단을 뽑았다.
-국내 선수 K리그 득점 1위인 양동현을 제외하고 이동국을 뽑은 이유는.
▲양동현이 K리그서 잘하고 있고 골도 많이 넣고 있지만 내가 선호하는 앞에서 싸우는 타깃형 선수는 아니라 뽑지 못했다. 골수만 놓고 보면 뽑혀야 하지만 양동현은 포항 스타일에 최적화 된 선수다. 내가 원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해 빠졌다. 이동국과 직접 통화를 했다. 자신은 그렇게 하면 대표팀에 오는 것을 반대한다. 경기를 뛰면서 보탬이 되고 싶다. 나 또한 정신적 리더를 위해 뽑은 것은 아니다. 골을 못 넣더라도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움직임이 있다. 내가 선호하는 타깃형 선수로서 앞에서 공을 받아주기 때문에 동료가 2선에서 침투가 가능하다. 90분 투입도 가능하다. 움직임을 쭉 봐왔지만 나쁘지 않다. 2연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기성용은 소집해도 1경기도 못 뛸 수도 있는데 소집한 이유는.
▲슈틸리케 감독 밑에서 코치로 꾸준히 봐왔지만 1~8차전서 주장으로 팀의 정신적 역할을 해줬다. 새롭게 발탁된 선수들도 있고 멤버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잡아줄 선수가 필요했다. 벤치에 있는다는 것이 아니라 기성용과 통화를 쭉 해봤지만 상당히 호전됐다. 마지막 경기는 뛸 수도 있는 변수가 있다. 재활이 상당히 잘 되고 있다. 정신적 지주 역할뿐만 아니라 훈련을 같이 하면서 경기 명단에 나갈 수도 있다.
-중국파 선수들을 뽑은 배경은.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은 좋다.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몸값도 비싸다. 조금만 다듬으면 우리의 불안한 수비를 좋게 만들어줄 것이다. 경기에 계속 뛰고 있고 컨디션도 좋아 뽑게 됐다.
-이동국 염기훈 이근호 베테랑 선수들에게 경기 외적으로 바라는 것은.
▲노장 선수라고 기량이 없는데 뽑지는 않았다.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다. 플러스는 배고플 때 축구를 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말보다도 행동에 배어있기 때문에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우리가 왜 러시아 월드컵에 나가야 되는지 잡아줄 것이다. 어떤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뛰더라. 모든 걸 복합적으로 생각해서 뽑았다.
-이란과 우즈벡전 각오는. 신태용 축구는.
▲이란과 우즈벡전은 한국 축구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운명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내 운명과도 맞바꾸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무조건 이기기 위해 코칭스태프가 모든 투지를 다 보이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신태용 축구는 딴 게 없다. 11명 외 26명 모두의 선수가 90분 안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집중력을 갖고 해야 한다. 이란보다도 두세발 더 뛰면서 죽기 아니면 살기로 보여줘야 한다. 축구 팬들이 그간 실망했다면 '이게 한국 축구다'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준비하겠다.
-권경원, 김민재 최초 발탁 배경은. 23인 엔트리는.
▲당일 엔트리는 23명이다. 소집 후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당일날 알 수 있다. 우즈벡전까지 무조건 동행할 것이다. 남은 3명이 탈락하고 그러지는 않는다. 난 권경원은 잘 모르고 생활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김남일 코치가 선수 생활도 해봤고 중국에서도 눈으로 확인했다. ACL서 보고 좋은 선수라 생각해 발탁했다. 김민재는 가장 핫한 선수다. K리그 수비수 중에 잘하고 있는 선수다. 김민재는 지난해 알제리와 평가전 2연전서 호흡을 맞춰봐서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구체적인 이동국 발탁 배경은.
▲난 항상 대표팀 26명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선수에 쏠려 운영돼서는 안된다. 이동국이 나이도 있고, 감독이지만 선수의 입장에서 존중은 해줘야 한다. 직접 전화를 해서 의향을 타진해본 이유다.
-손흥민이 교체 출전했는데.
▲손흥민의 교체 출전을 지켜봤다. 생각보다는 움직임이나 괜찮았다. 몸싸움이나 부딪히는 걸 불안해 하는 듯했다. 보호대를 착용하고 뛰어서 보이지 않는 트라우마가 있는 듯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다. 못 뛸 것이라 걱정했는데 교체로 출전해서 상당히 기대가 된다. 2라운드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불안한 수비 개선 방법은.
▲우리 팀의 사기가 꺾이는 얘기는 잘하지 않는 편이다. 수비진의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수비 조지력이 단단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란전까지 열흘 정도 시간이 있다. 수비 조직력을 극대화해서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임시대행 당시 이동국과 지금을 비교하면. 그 때와 비교해 자신 있는지.
▲걱정이 많이 되지만 나름대로 자신은 있다. 이란을 두 번 갔다 왔고, 상암에서도 해봤다. 3번의 경험을 해봤다. 조금만 손 보면 이란도 충분히 잡을 수 있다. 혼자만이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머리를 맞대겠다. 주야불철 분석하고 공유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동국은 2014년 9월 임시감독 대행 시절 뽑아서 상당히 잘했고 골까지 넣었다. 그 때의 기억과 지금의 이동국이 전북서 뛰는 모습은 다르지 않다. 순간 슈팅 타이밍이나 볼을 받으러 나왔을 때 2선 침투 동료에게 찔러주는 패스는 최고의 클래스다. 지금과 그 때와 비교해도 큰 차이는 없다.
-김남일 빠따 발언.
▲김남일도 안타깝게 생각해 그런 발언을 했다. 노장들이 들어와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해소가 될 것이다. 선수들도 좋게 받아들이고 정신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안일하지 않고 정신력을 높이기 위한 발언으로 보면 되겠다.
-코칭스태프 임무 분담과 상대팀 전력 분석은.
▲코치들에게 특수하게 분할된 역할을 맡기지는 않았다. 선수들을 소집도 안했다. 차두리 코치는 얼마 전까지 선수 생활을 같이 했다. 선수 생각을 전해주고 직접 소통도 가능하다. 김남일 코치도 월드컵 3회 진출 노하우를 선수들과 같이 공유하고 코칭스태프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전경순 수석코치도 전력분석을 하고 있다. 수시로 코치들이 모여서 영상을 보며 상대팀 전력분석을 하고 있다. 이란 선수 2명이 퇴출돼 나오지 못하는 것도 공유하고 있다.
-이청용 제외, 권창훈 발탁 배경은.
▲이청용은 명단에는 들어가지만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근육 부상이 있어 경기력이 어느 정도 올라올지 몰라 못 뽑았다. 이청용은 한국의 가장 좋은 테크니션이라 몸만 올라오면 다시 대표팀에 올 수 있다. 권창훈은 통화를 했는데 몸도 좋고 경기도 출전해서 뽑았다.
-기성용 대체자가 필요한데 권경원 최초 발탁은 위험하지 않나.
▲여러 선수를 생각하고 있다. 기성용이 빠질지 안 빠질지는 모른다. 훈련을 뛰어도 전혀 통증이 없다고 했다. 상당히 호전됐고 잘하고 있다. 만약 못 뛰면 전술을 바꾸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권경원도 스토퍼와 스위퍼도 볼 수 있다. 정우영과 장현수도 있다. 조합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
■ A대표팀 26인 명단
FW : 이동국(전북) 황희찬(잘츠부르크) 김신욱(전북)
MF : 정우영(충칭 리판) 장현수(도쿄) 기성용(스완지 시티) 권경원(텐진 취안젠) 손흥민(토트넘) 염기훈(수원 삼성) 이재성(전북)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근호(강원) 권창훈(디종)
DF :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민재(전북) 김민우(수원 삼성) 고요한(서울) 최철순 김진수(이상 전북)
GK :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 고베) 조현우(대구)/dolyng@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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