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kt가 고비 때마다 나온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로 사실상 자멸했다. 외국인 투수 돈 로치(28)는 그 와중에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를 썼다.
로치는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3승째를 노렸다. 올 시즌 kt에 입단한 로치는 시즌 19경기에서 2승11패 평균자책점 5.23에 그쳤다. 시즌 초반 2연승이 전부였다. 4월 19일 KIA전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무려 115일 만의 승리 도전이었다. 하지만 6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10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피칭이었지만 야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사실 시즌 초반에는 페이스가 괜찮았던 로치였다. 3~4월 평균자책점은 2.75였다. 경기 내용을 고려하면 2승2패도 아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5월(6.94), 6월(5,82), 7월(6.31)까지 평균자책점이 치솟으며 내리 11패를 당했다.
개인 최다 연패 기록은 심수창의 18연패, 외국인 선수 최다 연패는 2010년 한화에서 뛰었던 호세 카페얀의 11연패였다. 카페얀은 당시 3월 27일 문학 SK전부터 6월 11일 마산 롯데전까지 11연패에 머물렀다. 결국 15경기에서 승리 없이 11패, 평균자책점 9.15를 기록하고 중도 퇴출됐다. 카페얀을 제외하면 10연패 이상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는 로치 뿐이었다.
최근 투구 내용이 점차 살아나고 있어 기대를 걸었지만 엉뚱하게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2회 선취점 상황부터가 그랬다. 2사 2루에서 이성우의 타구가 3루수 심우준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비교적 강한 타구이기는 했지만 심우준의 글러브를 살짝 맞고 튀는 적시 2루타가 됐다.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더 아쉬웠다.
이어 2사 1,2루에서는 최항의 우전 적시타가 나왔다. 2루 주자 이성우의 홈인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러나 우익수 전민수가 3루로 뛰는 노수광을 잡으려던 것이 악송구가 됐고, 홈으로 재차 뛰던 노수광을 잡으려는 3루수 심우준의 송구도 빗나가 3점째를 실점했다. 연속 실책으로 1점을 더 내준 셈이 됐다.
4회까지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으나 5회에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5회 선두 최항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로치는 로맥에게 좌익수 방면으로 크게 뻗어 나가는 타구를 허용했다. 하지만 좌익수 하준호가 비교적 수비 위치를 잘 잡고 있었고, 이를 쫓아가 포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조명에 가린 듯 포구를 하지 못했다. 결국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왔다.
2루타로 기록되기는 했으나 역시 실책성 플레이. 이 플레이 하나로 1사 1루가 무사 2,3루가 됐고 결국 최승준의 2루 땅볼 때 1점을 더 실점했다. 로치는 6회 1사 2,3루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는 등 끝까지 버티고 7회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타선은 로치의 패전 요건을 지워주지 못했다. 결국 3-8로 져 로치의 12연패 불명예가 이어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