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이승엽처럼 겸손한 스타는 못 봤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12 05: 56

前 ML 빅리거들이 이승엽에게 경의 표한 이유
비야누에바, 이승엽 유니폼 구매해 사인도 받아
전직 빅리거 외국인선수들도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식 예(禮)를 갖춰 '레전드' 이승엽(41·삼성)에게 경의를 표했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이 자주 나왔다. 

1회말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는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삼성 덕아웃을 향해 헬멧을 벗어 정중하게 인사했다. 삼성 덕아웃에는 5번 지명타자 이승엽이 있었다. 로사리오는 경기 전에도 이승엽의 은퇴투어 기념촬영을 마친 후 포옹을 했다. 그 뒤로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도 모자를 벗어 꾸벅 인사했다. 
2회초 이승엽이 첫 타석에 나오자 한화 외국인 선발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도 모자를 벗어 가볍게 목례했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한화의 외국인선수 3인방이 하나같이 이승엽에게 한국식 예를 갖춰 경의를 표했다. 한국의 레전드를 '리스펙트'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2년째 상대팀으로 이승엽을 지켜보고 있는 로사리오는 "이승엽의 야구 인생에 의미 있는 날일 것이다.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KBO리그의 역사를 세운 선수이지만 항상 겸손하다. 이렇게 겸손하면서 야구 잘하는 선수를 지금껏 본 적이 없다. 내게도 오늘의 행사가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로사리오는 지난 2011~2015년 5년간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활약했다. 마리아노 리베라, 토드 헬튼 등 슈퍼스타들의 은퇴 기념 행사를 직접 지켜봤다. 그는 "메이저리그가 은퇴 행사를 크게 하는 반면 한국은 한국만의 문화가 또 있다"며 "이승엽이 지금까지 이룬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 있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이승엽과 13차례 맞붙어 10타수 3안타 1홈런 3볼넷을 허용한 비야누에바도 "이승엽은 야구장에서 항상 겸손하다. 신사 같은 선수"라며 "이승엽과 같은 곳에서 야구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어쩌면 오늘 이승엽을 상대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몰라 첫 타석에 미리 인사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비야누에바의 말은 립서비스가 아니다. 그는 지난 6월23~25일 대구 원정 때 직접 라이온즈파크에서 이승엽의 유니폼을 구매했다. 이어 이승엽 본인에게 사인까지 받았다. 그 이유에 대해 비야누에바는 "내가 사랑하는 야구란 스포츠를 한국에서 발전하도록 기여한 선수가 이승엽이다. 리그 전체 선수, 코치, 팬들을 존중할 줄 아는 선수다. 진정한 레전드의 의미를 가진 선수"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외국인선수들은 이승엽의 전성기 시절을 직접 두 눈으로 보진 못했다. 하지만 불혹을 넘어서도 건재한 실력, 젠틀한 경기 매너와 인성을 갖춘 이승엽에게 존중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직 메이저리거들의 예우까지, 이승엽의 은퇴 투어가 더 빛나는 이유다. /waw@osen.co.kr
[사진] 로사리오-이승엽(위), 비야누에바가 받은 이승엽 유니폼 사인(아래)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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