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의 침묵이 경기 자체를 지배했다.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이날 경기 전체가 침묵에 휩싸였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흘렀고 무박2일 경기까지 펼치게 됐다.
NC 입장에서는 두 번의 기적을 바라는 경기였다. 롯데는 전날 악몽의 끝내기 패배를 벗어나야 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양 팀이 바라던 기적과 악몽 탈출은 없었다. 경기 내내 지배한 타선의 침묵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1회말 2사 2루 기회를 놓친 것을 시작으로 2회에는 1사 1,2루에서 손시헌의 적시타가 터졌지만 이어진 1사 1,2루에서 김태군이 병살타로 물러나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2회 추가점을 내지 못했던 침묵의 굴레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 주자 2명이 나가지만 득점에는 실패하는, 데자뷰가 이어졌다. 3회에도 1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중심 타선인 스크럭스가 삼진, 모창민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기회가 무산됐고, 4회 1사 1,2루 기회 역시 김태군과 이종욱이 범타로 물러나 점수를 뽑지 못했다. 5회에는 2사후 스크럭스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견제사로 이닝이 종료됐다.
6회가 절호의 기회였다. 1사후 이호준의 2루타 권희동의 몸에 맞는 공, 손시헌의 유격수 내야 안타로 1사 만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앞선 이닝과 같았다. 1사 만루에서 김태군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에 그치면서 6회에도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김태군은 7회까지 3타석에서 모두 밥상이 차려졌지만 이를 모두 무산시켰다.
NC의 1점 열세로 이어지던 경기. 일단 8회말, 모창민의 동점 솔로포로 끌려가던 경기를 2-2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롯데도 NC 못지않은 타선의 침체가 계속됐다. 4회 2사까지 NC 선발 제프 맨쉽을 상대로 몸에 맞는 공 1개만 얻어낸 채 노히터로 끌려갔다. 이후 이대호의 솔로포로 노히터를 깼고 5회 김사훈의 2루타로 2-1 역전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격차를 벌려야 하는 상황마다 롯데는 침묵에 휩싸였다. 6회초 2사후 이대호와 박헌도의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2루 기회에서 신본기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 2사후 김사훈의 2루타로 만들어진 2사 2루에서도 전준우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의 볼넷과 2루 도루, 그리고 이대호의 고의4구로 만든 1사 1,2루 기회 역시 김문호와 신본기가 범타로 물러나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10회초에도 롯데는 손아섭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최준석 타석 때 나경민을 대타로 내세워 병살을 모면하고 작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했으나 손아섭의 도루를 시도하다 2루에서 횡사하며 기회가 어이없이 무산됐다.
기나 긴 잔루 행진과 득점의 침묵. 롯데가 이 행진과 침묵을 깨뜨렸다. 롯데가 연장 11회초, 문규현의 결승타와 전준우의 쐐기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양 팀은 연장 11회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도합 25개(NC 13개, 롯데 12개)의 잔루를 남겼다. 롯데가 5-3으로 연장 혈투 끝에 승리를 거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