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승률 5할' kt, KIA만 만나면 고춧가루 맹폭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11 22: 44

이쯤되면 '호랑이 잡는 마법사'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최하위' kt가 선두 굳히기에 들어가야 할 KIA에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올 시즌 5할 승부를 펼치며 번번이 KIA의 흐름을 꺾고 있다.
kt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팀간 10차전을 9-8로 승리했다. 7-8로 뒤진 9회 이해창의 끝내기 2타점 2루타가 결승점이었다.
kt는 이날 전까지 KIA와 9경기서 4승5패를 거뒀다. 비록 5할 승부는 아니었지만 kt와 KIA의 시즌 성적을 살펴보면 선전이었다. KIA는 이날 전까지 103경기서 66승36패, 승률 6할4푼7리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었다. 반면, kt는 103경기 33승70패, 승률 3할2푼에 그쳤다. 승률이 두 배 이상 차이 났다. 그런 가운데 4승5패로 호각세를 이뤘다는 점은 의미가 컸다.

kt는 지난주 KIA와 광주 원정에서 1승1패(1경기 우천 연기)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시즌 초반인 5월에는 적진에서 KIA 상대 위닝 시리즈를 거두기도 했다.
실제로 KIA만 만나면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kt의 팀 평균자책점은 5.68, 팀 타율은 2할6푼8리였다. 나란히 리그 9위. 그러나 KIA만 만나면 팀 타율이 3할1푼7리로 훌쩍 뛰었다. LG(.321)에 이어 KIA 상대 가장 좋았다.
때문에 김진욱 kt 감독도 자신감이 있었다. 10일 경기가 우천 연기되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KIA를 만나면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더 편해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아무래도 KIA와 만났을 때 지더라도 팽팽한 승부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더그아웃 분위기부터 다르다. 주눅 들지 않고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
11일 경기는 김진욱 감독의 자신감 그대로였다. kt는 2회 선취점을 뺏긴 뒤 3회 다시 2점을 헌납했다. 0-3으로 뒤진 3회, kt는 기지개를 켰다. 1사 후 오태곤의 내야안타와 심우준의 투런포로 순식간에 턱밑까지 추격했다. 점수를 내줬을 때 곧바로 만회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4회에는 선두 윤석민의 솔로포로 균형을 맞췄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타와 볼넷 두 개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심우준이 중전 안타로 한 점 더 보탰다. kt의 4-3 역전.
5회 다시 한 점을 내줘 동점이 됐지만 kt는 흔들리지 않았다. 5회 곧장 박경수의 투런포로 균형을 깼다. 호조가 식으며 자칫 무너질 법한 상황, 마운드가 어떻게든 버텼고 타선은 곧장 응답했다.
9회 한승택에게 2타점 3루타를 내줬지만 이해창의 뒤집기가 나왔다. 끝까지 모르는 순간이었다.
KIA 상대 5할. 이상하게 kt만 만나면 꼬이는 KIA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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