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로맥, 재계약 달린 후반기 활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11 05: 48

SK는 에이스 메릴 켈리(29)를 일찌감치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했다. 일본프로야구 팀들의 관심이 예사롭지 않지만, 지난해에도 켈리를 지킨 기억이 있는 만큼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협상 테이블을 차릴 예정이다.
그러나 스캇 다이아몬드(31)와 제이미 로맥(32)은 아직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일단 지켜보는 쪽이다. 재계약을 확신하기는 성적이 다소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아예 포기할 정도의 성적도 아니기 때문이다. 어정쩡한 위치다. 결국 남은 일정에서 보여줄 활약상에 재계약이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이아몬드와 로맥으로서도 중요한 잔여 일정이다.
다이아몬드는 시즌 16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 중이다. 어깨 부상으로 한 달을 넘게 쉬어 전체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투구 내용도 다소 들쭉날쭉하다. 특정팀 편식이 있다는 평가다. 부상으로 퇴출된 대니 워스 대신 영입한 로맥은 69경기에서 타율 2할2푼1리, 19홈런, 44타점의 성적을 냈다. 힘은 확실히 인정을 받았지만 정교함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재계약을 향한 긍정적인 요소도 보인다.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다이아몬드는 자연적으로 휘는 패스트볼 움직임을 가졌다. 여기에 커브가 좋다.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유형의 팀들에게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체인지업 비중을 다소 높이면서 공격적인 승부를 벌이는 날은 어김없이 좋은 투구 내용이 나오고 있다. 부상이 있었던 어깨에 대한 부담도 없다.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로맥은 트레이 힐만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OPS형 타자다. 타율은 2할2푼1리지만, OPS는 0.830으로 그렇게 나쁘지 않다. 타율보다 출루율이 1할 이상 높고, 언제든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힘을 갖췄다.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했으나 한 차례 2군행 이후로는 정확도도 좋아졌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3할6푼8리, 후반기 16경기 타율은 3할2푼3리다. 로맥의 전반기 53경기 타율은 1할8푼5리였다.
약점을 얼마나 보완하느냐가 중요할 전망이다. 다이아몬드는 기본적으로 피안타율이 높은 투수다. 피안타율이 3할1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1.52에 이른다. 위기관리능력과 경기운영능력이 좋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타격이 강한 팀을 상대로 곧잘 무너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강팀을 상대로도 더 강인한 인상을 보여줘야 현재까지 부정적이었던 팀 내 재계약 여론을 바꿀 수 있다.
로맥은 약점이었던 바깥쪽 대처 능력이 관건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 부분만 나아질 수 있다면 재계약도 가능하다는 게 내부 평가다. 타자는 투수에 비해 적응 기간이 길다. 여기에 현재 미국에도 좋은 타자감이 없다. 새로운 선수를 데려와 또 적응시킬 바에는 연봉 부담이 크지 않은 로맥을 그대로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익수와 1루수 등 수비 활용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비상시에는 3루와 2루로 볼 수 있다.
두 선수는 SK의 키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SK는 최근 선발진이 부진한 상황이다. 베테랑 윤희상이 2군으로 내려가는 등 조정도 있다. 다이아몬드가 켈리와 함께 무게중심을 잡아야 한다. 로맥도 한동민이 부상으로 빠져 무게감이 약해진 중심타선에서 할 일이 많다. 로맥이 부진하면 중심타선 생산력이 극도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SK의 5강은 다이아몬드와 로맥이 쥐고 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팀도 살고, 자신들도 사는 ‘윈윈’ 시나리오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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