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연승 마감’ 롯데, 후유증 탈피가 급선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11 05: 47

이보다 비극이 있을 수 있을까.
롯데는 최근 5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5연승의 파죽지세를 달렸다. 극적이었다. 그런데 연승의 마감도 극적이었다. 다만 희극이 아닌 비극의 결말이었다.
롯데는 지난 1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 했다. 5연승을 마감했다.

롯데는 9회말 1아웃까지 2-1로 앞서 있었다. 마운드에는 마무리 언터쳐블했던 마무리 손승락이 있었다. 그러나 9회말 1사 1루에서 맞이한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5연승이 마무리되던 순간이었다.
허탈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1점의 살얼음판 리드였지만 최근 롯데 마운드, 그리고 마무리 손승락의 기세였다면 다시 한 번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믿었던 손승락이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언젠가는 연승이 마무리 될 것이라는 막연한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맞이한 연승의 끝은 어색하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승의 환상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시간이 됐다. 연승은 이제 과거가 됐다. 연승이 끝난 이후를 바라봐야 할 때다. 연승에 도취되어 부각되지 않았던 단점들이 한꺼번에 수면 위로 드러나고 피로도가 한꺼번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연승이 끊긴 뒤 찾아오는 후유증과 무력감을 무시할 수 없다.
사실 롯데의 연승은 어렵사리 이어졌다. 선발과 불펜이 분전을 했지만 타선은 이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며 점수를 뽑는 것이 힘들었다. 투수력의 힘으로 버텨나갔다. 타선은 승리에 필요한 점수만 뽑았다. 5연승 과정에서 연장 1차례 포함해 모두 2점차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필승조 투수들은 연투가 불가피했고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감수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10일 경기 역시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7이닝 1실점 역투 이후 박진형,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랐는데, 모두 3연투 겨익였다. 역시 1점차였기에 가장 믿음직한 투수들을 투입해야 하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이 3연투에서 롯데는 소득 없이 끝내기 패배만 경험해야 했다.
필승조들의 연투와 이에 따른 피로도, 그리고 타선의 부진 등은 이제 롯데가 연승 이후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이 됐다. 이 부분들이 후유증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연승 이후 연패를 당하는 팀들도 부지기수다. 결국 연승 과정의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케이스들이다.
롯데는 올 시즌 4연승 4차례, 6연승 1차례를 기록했다. 4연승이 중단된 이후 롯데는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2연패 이상을 기록했다(2연패 2회, 3연패 1회). 아울러 6연승이 끊긴 뒤에도 2연패에 빠졌다. 단번에 연승 후유증을 극복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최소 2~3경기는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앞선 연승의 중단 상황과 현재는 다르다. 맹렬하게 5강, 더 나아가 4위까지 노려보던 시즌 막판의 승부처였다. 이미 지쳐가는 기미를 보였던 선수단, 특히 연이어 접전에 투입된 불펜진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앞선 연승 중단 이후의 상황보다 그 후유증이 오래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롯데는 이제 연승의 꿈에서 벗어나 후유증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의 과제가 남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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