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만남 있으면 헤어짐도…마음 짠하다"(일문일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10 17: 34

"팬들이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고 하는데, 이제 시간이 다 된 것 같습니다".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41)이 대전에서 은퇴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이승엽은 10~11일 대전에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10대에 가까운 카메라가 동원돼 이승엽의 일거수 일투족을 담았다. 이승엽도 조금씩 현역 은퇴를 실감한 표정이었다. 다음은 이승엽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 은퇴 투어를 시작했는데 실감이 나는가. 

▲ 야구장 나올 때는 전혀 느낌이 없었다. 막상 야구장에 나와서 팬들을 보니 실감이 난다. 어느 팬이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고 했다. 이제 시간이 다 된 것 같다. 시즌이 40경기도 남지 않았는데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 
- 대전야구장에선 어떤 추억이 있나. 
▲ 한화는 우승이 1번밖에 없는 팀이지만 워낙 좋은 팀이다. 대전에 올 때마다 항상 접전 승부를 한 기억이 난다.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좋은 선배 투수들이 많았다. 그 투수들을 상대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특히 구대성 선배는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였다. 그 투수에게 이곳에서 유일한 홈런을 친 기억이 있다. 펜스 윗 부분을 맞고 넘어갔었다. 
- 첫 은퇴 투어 선수로서 행사를 간소화해달라고 부탁했다.  
▲ 한화나 우리나 지금 팀 성적이 좋지 않다. 서로를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거창하게 할 필요 없이 최소한의 행사만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를 해준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는 행사인 것 같다. 한화 구단에도 감사하다. 
- 어린이 팬 사인회는 꼭 하겠다고 했는데. 
▲ 야구장에서 이린이들과 마주할 시간이 많지 않다. 어린이들에게 팬서비스를 할 시간을 갖고 싶었다. 사인도 하고, 사진도 찍어 추억을 남겼으면 좋겠다. 손목 밴드도 선물로 줄 것이다. 어린이 팬들이 어른들의 좋은 모습을 보고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 이제 정말 은퇴가 실감이 날 것 같다. 
▲ 프로야구 선수로 23년, 한국에서 15시즌을 뛰었다. 팬들에게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 20살 처음 프로에 입단해서 마지막 남은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열심히히, 성실하게 했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 과거 홈런 기록으로 주목받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 지금은 진짜 짠하다. 그때는 야구를 잘해서 주목받았다. 잘쳐야 한다는 생각이 컸었고, 인터뷰를 하고 나서 스스로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다. 그때는 솔직히 짜증도 나고 힘든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팬들과 헤어지지만 축하하는 분위기도 있다. 감사한 마음뿐이다. 
- 한화 구단에서 어떤 선물을 준비할 것 같나. 
▲ 글쎄, 잘 생각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선물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가 의미있다고 본다. 앞으로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 은퇴 투어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 재미 있게 하고 싶다. 무엇보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8~9위 팀들의 승부이지만 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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