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은퇴 투어를 하루 앞두고 "이제는 실감이 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승엽의 은퇴 투어는 11일 대전 한화전을 시작으로 전 구장에서 실시된다. 은퇴 투어는 은퇴를 앞둔 선수가 홈은 물론 원정 구장에서도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그간의 위업에 대해 박수를 받으며 '아름다운 퇴장'을 기념하는 행사.
각 구장의 홈 구단이 타 구단 선수의 명예로운 퇴장을 기념하며 마련해주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영광스러운 자리이기도 하다.
KBO 리그에서 은퇴투어를 치르는 선수는 이승엽이 최초다. KBO와 10개 구단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이승엽이 KBO 리그 첫 은퇴투어의 주인공이 되는 것에 대해 의견을 함께 하고 각 구단 별로 그를 위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한화는 11일 오후 5시50분 한화 키즈클럽 어린이 36명의 사인회를 구장 내 홍보관에게 진행한다. 이승엽의 등번호 36번에 맞춰 36명의 어린이들과 함께할 시간을 마련했다. 이승엽이 유일하게 은퇴 투어에 요청한 사항이기도 하다.
이어 오후 6시부터 10분간 은퇴 투어 공식 행사가 열린다. 이승엽 관련 영상을 전광판에 노출한 뒤 구단 선물 및 선수단 기념품이 전달된다.
9일 대구 LG전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난 이승엽은 "이제 내일 대전에서 마지막 원정 경기를 치른다. 좋은 추억이 많았던 곳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경기 전에 행사를 해주셔서 감개무량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제는 실감이 난다"는 이승엽은 "은퇴하는 꿈도 꿨다. 꿈에서 많이 울었다. 일어나보니 아직 선수더라. 다행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이제 조금씩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남다른 기분을 느낀다. 이제는 정말 때가 왔다. 어쩔 수 없다. 언젠가는 은퇴를 해야 하는데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팀에 짐을 남겨누고 가는 것 같아 굉장히 죄송하다. 원래대로 돌려 놓고 가면 좋은데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선수가 나와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한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삼성 담당 기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