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만의 등판. 결국은 실전 감각 찾기가 과제가 됐다.
알렉시 오간도(34)는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간도는 한화와 총액 180만 달러(약 2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니퍼트(두산·210만달러)에 이어 맨십(NC·180만달러)과 함께 올 시즌 두 번째로 높은 몸값을 기록한 오간도지만, 시즌 개막 후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 전반기 12경기에 등판해 오간도가 기록한 성적은 5승 4패 평균자책점 3.26. 무엇보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6차례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쳤다. 지난 6월 9일 삼성전에서 투구 도중 옆구리 부분에 통증을 호소했고, 검사 결과 왼쪽 복사근 손상으로 밝혀졌다. 결국 오간도는 6월 초 이후 1군 마운드에서 모습을 감췄다.
오간도가 다시 마운드에 오른 것은 2달 뒤. 8월 9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오랜 기다림. 오간도는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내용은 좋지 않았다. 193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150km/h대의 직구는 여전했지만, 제구가 다소 불안했고, 두산 타자들에게 곳곳에서 집중타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날 오간도는 1회초 3점의 지원을 받았지만 곧바로 1회말 두 점을 허용했다. 3회에는 안타 3방을 맞으면서 2실점을 했고, 5회에는 김재환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오간도는 5회 동안 6실점을 했다. 비록 타자들이 오간도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7점을 지원해준 덕분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피칭이었다.
그러나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 통증이 없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상군 감독대행은 "아무래도 부상 후 첫 등판인 만큼, 부상 부위가 아프지 않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원래 예상돼 있던 80개 전후의 투구 수를 넘겨 94개의 공을 던져지만, 오간도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부상 부위가 아프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실전 감각' 끌어올리기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이상군 감독대행은 "오간도는 2개월의 공백이 느껴졌다"고 평가하며 "그래도 선발 투수로 책임감 있게 5이닝을 막아줬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최재훈 역시 오간도의 실전 감각 부분을 지적했다. 최재훈은 "공은 정말 좋았다. 다만 오랜만에 1군에서 던졌던 만큼, 다소 감이 떨어진 상태였다"라며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감각이 필요한 만큼, 직구 위주로 경기를 풀어갔는데, 중간 중간 몰리는 공이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실전 감각만 찾으면 되는 만큼, 다음 등판에서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화로서는 오간도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103경기를 치른 가운데 한화는 41승 1무 61패로 5위 넥센과 12.5경기 떨어져 있다. 현실적으로 승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을 수도 없는 상황. 유종의 미를 위해서라도 오간도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첫 피칭에서 구속 등 몸 상태의 건강함은 증명했다. 과연 오간도는 남은 시즌에서는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