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는 2013년 류현진(LA 다저스) 이후 매년 1명의 이상의 메이저리그 도전자를 배출하고 있다. 2014년은 윤석민(현 KIA), 2015년은 강정호(피츠버그), 2016년은 박병호(미네소타)와 김현수(필라델피아), 그리고 올해는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이 태평양을 건넜다.
다만 앞으로는 그런 행렬이 뜸할 것이라는 게 전체적인 예상이다. MLB에 갈 만한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MLB 스카우트들의 국내 구장 발걸음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아예 대상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스카우트들의 시선은 양현종(KIA)과 나성범(NC)으로 모이고 있다. 다음으로 태평양을 건널 유력 후보자들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현종과 나성범의 경기에는 꾸준히 MLB 스카우트들이 모이고 있다. MLB 진출을 타진했던 경험이 있는 양현종은 이미 스카우트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다. 올해를 앞두고 KIA 잔류를 선택하기는 했으나 해외 진출을 원할 경우 KIA가 풀어준다는 확답을 받았다. 아메리칸리그 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새로운 것을 찾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진행 과정과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다”면서 “현재 투수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나성범도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관심을 모으는 선수다.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8일과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아메리칸리그 및 내셔널리그 소속팀 스카우트들이 나성범을 보기 위해 이틀 연속 경기장을 찾았다. 나성범은 아직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신청하기까지 시간이 2년 이상 남았다. 하지만 야수 중에서는 가장 균형 잡힌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선수의 올 시즌 기록은 좋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답다. 양현종은 9일까지 16승3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하며 다승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 페이스라면 20승도 기대할 만하다.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던 체력 및 몸 상태도 멀쩡하다. MLB 스카우트들은 양현종이 선발 로테이션 뒤쪽을 담당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큰 계약을 제시할 선수는 아니라 위험부담은 적다는 점도 있다. 양현종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좋은 조건이 있다면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나성범도 올 시즌 최고 타자 중 하나다. 부상으로 잠시 빠진 게 아쉽지만 84경기에서 타율 3할7푼4리, 18홈런, 6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62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도루도 13개를 기록했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도 나쁘지는 않다. 한 스카우트는 “공격을 앞세운 김현수(필라델피아)보다 다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한 선수일 수도 있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