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1로 싸운다” No.1 손승락의 자신감과 믿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10 05: 50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의 위용을 되찾았다.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35)의 위상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리고 동료들에 대한 믿음도 완벽해진 손승락의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시즌 초반, 마무리 손승락에 대한 불안감은 지난해의 연장선에 있는 듯 했다. 주자를 내보내며 항상 경기 막판 가슴을 졸이며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손승락은 ‘언터쳐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6월 8경기 1승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며 페이스를 찾았고 팀이 상승 무드를 타기 시작한 7월부터 8월까지 총 19경기에 등판해 12세이브를 따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1.42(19이닝 3자책점)이고 피안타율 2할3리,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00에 불과했다. 차곡차곡 세이브를 쌓으면서 어느덧 24세이브로 임창민(NC)과 함께 세이브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지난 8~9일 kt와의 2연전, 경기 막판 엎치락뒤치락 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손승락은 모두 9회에 올라와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모두 5-4, 7-6의 1점 차 살얼음판 승부였다.
접전의 승부가 이어지며 등판 기회가 잦아졌지만 손승락은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 연투에도 굴하지 않았고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하는 순간이 오면 언제든 등판해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손승락의 주무기는 140km대 후반의 빠른공과 커터다. 구종이 단순하다는 우려는 언제나 손승락에게 따라 붙었지만, 현재 이 단순한 구종을 이겨낼 수 있는 타자들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홈플레이트 좌우를 노련하게 활용하면서 자신의 무기를 극대화시켰다. 구위와 제구가 모두 살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손승락은 지난 9일 kt와의 경기가 끝나고 “예전과 똑같은 코스에 들어가는 공이더라도 최근에는 구위가 확실히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현재 자신의 컨디션을 설명했다. 어깨 염증으로 부상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손승락은 이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리며 롯데의 뒷문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아울러 손승락은 자기 자신의 컨디션과 함께 팀원들에 대한 믿음까지 담아 혼신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손승락은 대표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다. 본격적인 마무리 투수로 나서기 시작한 2010년 이후 땅볼/뜬공 비율이 1.68에 달했다. 빠른공과 커터의 조합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빗겨가게 만들어 범타를 유도하는 유형이다. 지난해 롯데 이적 당시 손승락의 연착륙에는 반드시 수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당시 롯데는 수비진이 탄탄한 편이 아니었기에 손승락이 ‘모범 FA’로 가는 길에는 팀 수비진의 역량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 롯데 수비진, 특히 내야진은 탄탄하다. 2루수 앤디 번즈와 3루수 신본기, 유격수 문규현으로 구성된 내야의 베스트 라인업은 땅볼이 외야로 빠져나갈 틈을 최소화 시키고 있다. 1루수 이대호 역시 수준급의 수비수다.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손승락은 자신의 뒤에 있는 야수들을 믿어 의심치 않고 더욱 자신있게 공을 뿌리고 있다. 
손승락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수비를 보는 동료들까지 포함해 타자와 9대1로 싸운다는 생각을 하고 공격적으로 투구하고 있다. 이런 믿음이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역량에 더해 든든한 수비진과 함께한다는 믿음의 투구로 마운드를 버텼다.
롯데의 가을야구 행보에 손승락은 필수적인 존재다. 만약 지금의 손승락이 없었다면, 롯데는 고질적인 뒷문 불안과 함께 시즌을 조기에 마감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손승락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끝까지 버텨내 롯데의 가을야구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현재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닐 것이다. 이 상태에서 누가 더 잘 버텨내느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누차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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