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졌다는 김재중의 자신감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28년 동안 한 여자를 짝사랑하는 순애보부터 거침없이 망가지는 코믹연기까지, 이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 '대박 스멜'을 예고한 것.
김재중은 지난 9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에서 공무원 준비만 3년째인 동네 대표 백수이자 수진(유이 분)을 28년 동안 짝사랑한 봉필 역을 맡았다. 타고난 '똘기'로 남다른 존재감을 예고한다는 캐릭터 소개로 대활약을 예고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그의 활약은 첫 방송부터 남달랐다. 결혼을 일주일 앞둔 수진의 집에 들어온 함잡이들을을 보고는 만취한 채 깽판을 놓는 것은 물론, 온 동네 사람들에게 수진의 결혼을 막기 위한 방법을 물어보는 진상짓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수진과 그의 예비신랑 재현(장미관 분)이 멀티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혼자 오해한 봉필이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울음을 터뜨린 것에 이어, 재현에게 한 방 맞자마자 기절하며 허당 매력을 뽐낸 것.
또한 수진에게 28년 동안 미뤄왔던 고백을 하려는 결정적인 순간에 "나 사실 너 볼 때마다...오줌 마렵다"고 둘러대며 자리를 뜬 뒤, 혼자 남아 "할 말 너무 많지. 너만 보면 내 마음은 이렇게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는데 이제 와서 고백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 사랑, 그딴 게 뭘 바꿀 수 있겠냐고"며 자책하는 모습은 오랜 짝사랑에 시달린 남자의 심경을 대변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송 말미에는 맨홀에 빠져 과거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봉필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한층 버라이어티한 전개가 펼쳐질 것을 예고했다.
이처럼 '맨홀' 속 김재중은 앞서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할 당시나 '연기돌'로 전향 후 선보인 전작 '보스를 지켜라', '트라이앵글', '스파이' 속 모습과도 다른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군 전역 후 복귀작임에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존재감은 물론, 모든 걸 내려놓고 캐릭터 그 자체에 몰입한 모습이 성공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로써 성공적인 신호탄을 쏜 김재중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많은 이들의 기대가 향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맨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