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가 7회에 오르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이 강수는 결국 독이 되어 돌아왔다. 결과론이지만 결국 소득 없는 강수였다.
kt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7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kt는 초반 5점을 내주면서 주도권을 뺏겼다. 그러나 야금야금 추격에 나서며 경기 분위기를 조금씩 반전시켰고 7회초, 멜 로하스 주니어가 경기를 뒤집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6-5로 리드를 잡은 kt였다.
그리고 7회말, kt 벤치는 초강수를 뒀다. 클로저 김재윤이 7회말 마운드에 오른 것. 올 시즌 김재윤이 7회에 마운드에 오른 적은 없었다. 이날이 처음이었던 것.
kt 입장에서는 선발 류희운이 3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전날(8일) 경기에서도 선발 김사율의 1회 강판으로 불펜진의 소모가 많았기에 빠르게 흐름을 잡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7회말 공격이 이대호-김문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었기에 이 흐름 자체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수였을 것이라는 유추를 할 수 있다.
일단 7회의 승부수는 통했다. 김재윤은 이대호를 삼진, 김문호를 3루수 직선타, 김사훈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삼자범퇴로 역전 이후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그러나 8회가 문제였다. 선두타자 번즈를 범타로 돌려세운 뒤 대타 박헌도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신본기에 좌전 안타를 내주며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김재윤에게 멀티 이닝 소화는 어느 정도 익숙했지만, 마무리 상황이 아닐 때의 느낌은 달랐을 터. 김재윤의 제구는 정교하지 못했고 야수진 역시 흔들리며 롯데에 빈틈을 허용했다.
1사 1,3루에서 1루 주자 신본기에 2루 도루를 허용했는데, 포수 장성우의 2루 송구가 원바운드로 향해 잡지 못했다. 공이 흐른 사이 결국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6-6 동점이 됐다.
김재윤은 안정을 찾기 쉽지 않았다. 1사 2루에서 후속 전준우에 볼넷을 허용했고 폭투까지 범하면서 1사 1,3루 위기에 몰리게 했다. 결국 김재윤은 8회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이상화에게 공을 넘겼다.
이상화 역시 8회의 혼란을 매듭 짓기는 힘들었다. 1루 대주자 나경민에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손아섭을 고의4구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펼쳤지만 최준석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 다시 6-7로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kt의 강수는 통하지 않았고 부산 원정을 2연패로 마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