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역전승 1위' 롯데, 뒷심이 이끄는 5강 싸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09 08: 05

5할과 5강 여름 시리즈에 접어든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최대 화두다. 연이은 접전으로 지쳐 쓰러져갈 수도 있지만, 그래도 롯데는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매서운 뒷심으로 경기 후반을 짜릿하게 만들기에 롯데는 5할 승률 복귀는 물론 5강 싸움에서도 크게 뒤처지지 않고 있다.
여름 이후 롯데의 지탱하고 있는 경쟁력은 단연 투수력이다. 브룩스 레일리의 부활로 확실한 외인 에이스를 찾았고 박세웅도 시즌 초반에 비해서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투구를 펼치며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송승준의 부활과 조쉬 린드블럼의 합류, 영건 김원중의 성장까지. 선발 로테이션은 삐걱거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불펜진은 마무리 손승락을 필두로 배장호와 조정훈, 박진형의 새로운 필승조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조정훈과 배장호가 다소 지친 기색이 보이지만 박진형이 등장해 이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있다. 마무리 손승락의 경우 어느덧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로 명예회복에 나서고 있다. 시즌 중반 이후 롯데 불펜의 안정감은 시즌 초반과는 비교 자체가 될 수 없다.

조원우 감독 역시 “투수진의 분전이 접전 상황에서 팀을 지탱하고 경기를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하며 투수진이 현재 상승세의 원동력이라고 인정했다.
결국 투수진이 안정되면 경기 중후반까지 뒤지고 있더라도 웬만한 큰 점수 차가 아니면, 언제든지 역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선수단에 심어주게 된다. 또 대량 실점으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경우도 없다. 그리고 타선이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기를 뒤집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투수력을 바탕으로 뒷심을 발휘하는 패턴이다. 현재 롯데가 이런 경우다.
최근 4연승을 달리는 가운데서도 뒷심을 발휘한 경기들이 눈에 띈다. 지난 8일 사직 kt전에서 롯데는 3-2로 리드했지만 8회초 로하스에 동점 솔로포, 김동욱에 적시타 등 2점을 내주며 3-4로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계속된 위기를 틀어막고 kt를 사정권에 붙들어 놓았다. 결국 롯데는 8회말 다시 2점을 고스란히 돌려받으며 5-4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5일 사직 넥센전 역시 연장 10회초 김민성에 역전 솔로포를 얻어맞았지만, 10회말 2점을 내며 끝내기 재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올 시즌 역전승 29차례로 리그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7월 이후로만 한정 지을 경우 11승으로 전체 1위에 해당한다. 시즌 전체로 보면 전체 승리 중 56.9%(51승 중 29승), 7월 이후에는 68.8%(16승 중 11승)에 해당하는 비중을 갖고 있다. 그만큼 올 시즌 롯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기어코 경기를 뒤집는 장면들을 무수히 연출했다.
다만, 뒷심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주전들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필승조들의 체력 문제는 안고 가야 할 숙명과도 같다. 타선이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진다면 고민들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롯데 타선의 힘이 예전과 같지 않기에 보는 이들로는 짜릿하지만 실제로는 피로도가 쌓이는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다.
SK, LG와의 수도권 6연전 1승5패로 가을야구가 멀어지는 듯 했던 롯데는 지난 주말 넥센 홈 3연전을 스윕, 그리고 kt까지 잡아내 4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을 맞췄다. 그리고 지난 6월 7일 이후 63일 만에 공동 6위로 올라섰다. 롯데를 가을로 이끌고 있는 뒷심은 과연 롯데의 드라마를 해피엔딩으로 이끌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