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 MVP 레이스의 무게 중심이 애런 저지(25·뉴욕 양키스)에서 호세 알투베(27·휴스턴 애스트로스)로 기울고 있다. 168cm 단신의 알투베가 201cm 거인 저지를 넘어설 기세다.
미국 'CBS스포츠'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 MVP 레이스를 다루며 알투베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 매체는 '알투베는 지난 3년간 AL MVP 13위, 10위, 3위로 꾸준하게 전진했다. 올해는 그의 시간이 될 것이다'며 '알투베에 관해선 논쟁할 것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알투베는 올 시즌 107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 154안타 16홈런 63타점 77득점 24도루 출루율 4할3푼4리 장타율 5할7푼 OPS .993을 기록 중이다. 타율·안타 모두 리그 1위. 타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자 개인 3번째 1위를 노리고 있고, 안타는 2014년부터 4년 연속으로 1위가 유력한 페이스다.
CBS스포츠는 '올해 휴스턴은 댈러스 카이클, 조지 스프링어, 카를로스 코레아 등 스타 선수들이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알투베가 꾸준하게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틀어 가장 많은 안타를 치고 있는데 2루타 33개, 3루타 3개, 홈런 16개가 있다'며 '삼진을 거의 당하지 않고 수준 높은 수비를 펼친다'고 설명했다.
9일 ESPN도 '이미 MVP 후보인 알투베가 더 좋아지고 있다'며 '지난달까지만 해도 알투베와 코레아·스프링어가 저지와 함께 AL MVP 레이스 최전성에 있었지만 올스타 휴식기 이후 저지는 부진하다. 코레아가 엄지 부상을 당한 사이 알투베가 팀의 모든 경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알투베 MVP론을 거들었다.
휴스턴 팀 동료인 포수 브라이언 매캔은 "알투베는 완벽한 스윙을 갖고 있다. 매일 그를 보기 위해 티켓을 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의 위대함을 지켜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알투베도 "올해로 메이저리그 6년차다. 첫 2년은 사람들이 나의 작은 키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제 더 이상 나를 '작은 녀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달라진 위상에 대해 말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알투베가 이탈 없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휴스턴은 71승40패로 아메리칸리그 전체 승률 1위(.640)를 달리고 있다. 개인 성적이나 휴스턴 팀 성적을 봐도 알투베만한 MVP 후보가 없다는 게 미국 언론의 분위기다.
반면 신인왕과 함께 MVP 동시 석권 가능성이 점쳐졌던 저지는 후반기 부진으로 알투에베 밀리는 분위기다. 올 시즌 106경기 타율 2할9푼9리 113안타 35홈런 79타점 85득점 출루율 4할2푼4리 장타율 6할2푼7리 OPS 1.051을 기록 중인 저지는 후반기 22경기 타율 1할8푼2리 14안타 5홈런 12타점 OPS .710으로 눈에 띄게 부진하다.
ESPN은 저지의 후반기 부진 이유로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저지의 약점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하이 패스트볼과 바깥쪽 낮게 제구되는 슬라이더 승부로 저지의 약점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지도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로 반등 조짐을 보인 만큼 알투베 대세론을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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