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2)에게 지긋지긋한 아홉수를 떨쳐버릴 수는 없던 것일까. ‘10승의 신’은 다시 한 번 박세웅을 외면했다.
박세웅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에도 승리의 여신은 박세웅을 외면했다.
박세웅의 승수는 지난 6월25일 잠실 두산전 6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이후 9승에 멈춰 있었다. 이후 6경기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아홉수가 지독했다. 이 기간 박세웅은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74에 퀄리티 스타트 4차례를 기록했지만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타선의 부진과 불펜의 방화 등으로 인해 승리는 추가되지 못했고, 마운드 위에서 외롭게 싸워야만 했다.
7번째 10승 도전 상대는 친정팀이자 천적인 kt였다. 올 시즌 kt를 상대로 3경기에 3승 평균자책점 1.47의 성적을 남기고 있었다. 올 시즌 자체가 위력적지만 kt를 만나면 더욱 힘을 냈다.
시작은 순조로운 듯 했다. 박세웅은 4회까지 실점 없이 이닝을 버텼다. 4회 무사 2,3루의 위기가 있었지만 에이스다운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했다. 타선은 1회와 3회, 4회 1점씩을 차곡차곡 내면서 박세웅에 리드를 안겼다.
언제나 그랬듯 굴곡은 있었다. 5회초, 박세웅은 선두타자 장성우에 솔로포를 얻어맞았고 이후 심우준과 정현에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전민수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추가 실점했다. 1루수 이대호가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타선 역시 추가 득점을 뽑을 수 있는 기회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며 1점의 리드에 만족해야 했고, 5회부터 7회까지는 kt 좌완 심재민에 틀어 막혀 1명의 주자 밖에 누상에 나가지 못했다.
결국 박세웅은 1점의 살얼음판 리드에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장성우에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리는 듯 했지만 대주자 안치영의 2루 도루를 저지,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도루 저지 이후 오태곤에 2루타를 얻어맞아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박세웅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이제 동료들에게 자신의 10승의 운을 넘겼다. 일단 1사 2루에서 올라온 박진형은 심우준과 정현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워 박세웅의 실점 위기를 극복하게 했다.
하지만 결국 박세웅의 10승은 끝내 달성되지 않았다. 8회초 올라온 조정훈이 멜 로하스 주니어에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으면서 3-3 동점이 됐다. 박세웅의 7번째 10승 도전은 이렇게 다시 한 번 물거품 됐다. 이후 불펜진이 1점을 더 내줘 3-4까지 뒤졌지만 8회말 다시 2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 팀은 4연승에 성공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