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팀 상승세의 주역이었던 임기영(22·KIA)의 부진이 심상치않다. 벌써 3경기 연속 조기강판이다. KIA 선발야구에 노란불이 켜졌다.
임기영은 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에 선발등판, 3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5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임기영이 한 경기서 두 자릿수 피안타를 기록한 건 이날이 처음.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피안타의 굴욕을 맛본, 최악의 하루였다. KIA는 임기영의 초반 난조를 끝내 뒤집지 못하고 넥센에 3-5로 패했다.
임기영은 전반기 팀 선두 질주의 일등공신이었다. 임기영은 6월 초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이 부문 1위를 다퉜다. 12경기(11경기 선발)서 74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2패, 평균자책점 1.82. 풀타임 선발 첫 시즌 투수 이상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6월초 폐렴을 앓으며 한 달간 1군에서 제외됐다. 전반기 말미 1군에 돌아왔지만 임기영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돼있었다. 임기영은 복귀 후 두 차례 구원으로 등판했다. 이때 4이닝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깔끔했다.
후반기 시작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을 때가 문제였다. 임기영은 7월 19일 고척 넥센전서 후반기 첫 선발등판해 5⅔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3패째를 따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임기영은 25일 광주 SK전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임기영은 4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비록 패전투수는 면했지만 기대이하의 투구였다. 이어 30일 잠실 두산전서도 4⅔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시즌 4패. 두 경기 연속 5회를 채우지 못했으며 9안타를 허용했다.
임기영의 컨디션은 김기태 KIA 감독에게도 중요한 요소였다. 김 감독은 8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임)기영이에게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고 본다. 부진 원인은 상대의 분석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구위로 승부하는 투수들이 아닌만큼 상대 분석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잘해줄 거라고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김기태 감독의 이야기 그대로였다. 임기영은 후반기 세 차례 선발등판 경기에서 피안타율 3할8푼2리, 피OPS(출루율+장타율) 0.978을 기록 중이었다. 전반기 선발등판했던 11경기서 피안타율 2할5푼3리, 피OPS 0.617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피OPS가 무려 0.3 이상 뛴 것이다. 타자의 경우, OPS 0.3은 리그 최정상급 타자와 평범 이하의 타자를 가를 수 있을 만큼 큰 차이다. 그만큼의 변화가 임기영에게 생긴 것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임기영은 82구를 던졌는데 이 중 스트라이크가 57구(69.5%)였다. 제구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전한 건 역시나 피안타다. 임기영은 삼자범퇴로 마친 2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허용했다. 1회 김하성에게 내준 투런홈런은 임기영이 못 던졌다기보다는 상대가 워낙 잘 친 것이었다. 그러나 4회에는 5안타를 내주며 고전이 이어졌다. 이날 경기 피안타율은 4할7푼6리(21타수 10피안타). 사실상 긴 이닝을 맡기기 힘든 흐름이다.
비록 헥터 노에시와 팻딘, 양현종이 건재하지만 4~5선발은 고전 중이다. 3선발만으로는 남은 시즌이 쉽지 않다. '상수'였던 임기영이 '변수'로 바뀌며 KIA 선발진에는 노란불이 켜졌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