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이진영, 오정복, 김사연 등 주축 외야 부상 악령
김진욱 감독 "팀 뎁스가 얕아 몇 배 더 큰 타격"
또 부상 악령이 kt를 휘감았다. 이번에도 외야수다. kt가 '슈퍼소닉' 이대형(34)의 부상으로 완전체는 또다시 요원해졌다.
이대형은 6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전에 1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이대형은 팀이 0-1로 뒤진 1회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나갔다. 후속 전민수 타석, 이대형은 초구부터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결과는 세이프. 그러나 베이스를 찍은 왼발에 타격을 입었다. 이대형은 그라운드에 쓰러진 채 고통을 호소했고 하준호가 2루주자로 투입됐다.
이대형은 6일 경기 후 구단 지정 병원에서 1차 검진을 받은 뒤 8일 오전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실시했다. 결과는 왼 무릎 십자인대파열. 이대형은 안정화 및 초기 치료를 진행하면서 4주 후 수술을 받을 예정이며, 재활 및 복귀까지는 8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전방십자인대는 후방에 비해 완쾌가 빠르지만, 8개월 이상의 결장이면 내년 시즌 중후반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이대형은 '자기관리의 화신'으로 꼽히는 선수다. LG 시절이던 2007년부터 올해까지 11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했다. 그런 그도 갑작스레 닥친 부상 악령을 피하지 못했다. 올 시즌 3분의 2 이상 경기를 소화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은 얻었지만, 내년 시즌도 정상 소화가 힘든 탓에 가치가 떨어질 전망이다.
kt로서도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올 시즌 kt는 주축 플레이어, 특히 외야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은 지난 6월 오정복의 부상이었다. 오정복은 지난 6월 18일 수원 한화전에 2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장했으나 1회초, 송구 과정에서 오른발을 잘못 디디며 종아리 근육통을 느꼈다. 이튿날 검사를 받은 오정복은 4주 이상의 치료 기간 진단을 받고 1군에서 말소됐다. 당시 오정복은 55경기에 출전, 타율 3할9푼1리(151타수 59안타), 1홈런, 12타점, 21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오정복은 지난 4일 수원 SK전을 앞두고 1군으로 돌아온 상황이지만 47일의 공백 동안 kt는 급격한 성적 하락을 겪었다.
오정복이 올라오는 날,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도 말소됐다. 이진영은 3일 광주 KIA전 도중 왼 발등 통증을 느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열흘 정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김진욱 감독은 "엔트리 운용이 중요한 시기라 한 턴 정도만 빼고 갈 생각이다"라고 밝혔지만 예후를 살펴야 한다.
'키플레이어'로 주목을 받았던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사연도 왼 햄스트링 통증으로 지난 6월 1군 말소된 상황. 김사연은 현재 회복훈련을 소화하고 있지만 아직 퓨처스리그 출전 기록이 없는 상황이다.
외야만 그런 것도 아니다. 베테랑 내야수 박기혁은 햄스트링 통증으로 두 차례나 1군에서 말소됐다. 투수진도 엄상백이 6월 한 달간 어깨 염증으로 1군에서 빠졌다. 올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돌았던 정성곤도 현재 손가락 통증으로 1군 말소 상황. 김진욱 감독에 따르면 복귀까지 열흘 이상이 소요될 전망.
김진욱 감독은 "누가 돌아올 때쯤 되면 또 누군가 다친다"라며 "우리 팀은 뎁스가 두텁지 않기 때문에 선수 한 명의 부상이 큰 타격으로 돌아온다"라고 씁쓸해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kt에게 주축 선수의 부상은 다른 팀의 몇 배로 다가온다.
'철인'과도 같던 이대형의 부상. kt로서는 씁쓸함이 깊어질 전망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