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준열, 안재홍, 박정민, 변요한의 공통분모는 1986년생으로 올해 32살이라는 것이다. 박정민은 빠른 87년생이지만 세 사람과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이들 네 배우가 영화 흥행의 절반을 차지하는 40~50대 남자 배우들을 이어 새롭게 충무로를 이끌 ‘新 4대 천왕’으로 거듭나고 있어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한국 영화의 트렌드가 스릴러나 액션, 범죄, 사극 등 남성적 장르 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류준열은 여러 장르 속 캐릭터 소화가 가능할 정도로 싱크로율 높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첫사랑에 빠진 순수한 고등학생의 이미지를 보여줬던 그는 영화 ‘더 킹’에서 음울하고 잔인하지만 의리 있는 캐릭터로 연기적 스펙트럼을 한 뼘 더 넓혔다. 현재 상영 중인 ‘택시운전사’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의 핵심이었던 대학생 역할을 맡아 임팩트 있는 사투리 연기를 보여줬다.
류준열과 함께 ‘응답하라 1988’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를 높인 안재홍 역시 드라마 ‘쌈 마이웨이’를 통해 멜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 여자를 6년 넘게 사귄 회사원 역할을 맡아 일명 ‘현실남친’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한층 더 안정된 연기를 보여줬다. 어떤 작품에서든 자신의 연기 톤을 유지하면서 이리 저리 변주가 가능하다는 것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연타 드라마 흥행을 통해 이제는 대세 스타가 된 안재홍. 그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단 한 번만 그의 작품을 본 사람은 없을 듯하다. 대체불가 마성의 매력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배우 중 한 명이다. 능청스러운 코믹연기 비법을 지닌 안재홍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웃음보가 터지고 만다. 누구와 만나도 찰떡궁합을 만들어내는 그는 이제 ‘진짜 배우’라는 훌륭한 유산이 됐다.
박정민의 주가도 점점 치솟고 있다. 그의 진가는 영화 ‘동주’에서 비로소 발휘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파수꾼’ ‘오피스’ ‘피끓는 청춘’ ‘감기’ 등 다수의 영화에서 조단역이었지만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해왔다. 올해는 ‘더 킹’으로 시동을 걸었고,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로 달렸으며 ‘염력’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의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계에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그가 이제는 점차 주연배우로 거듭나면서 흥행의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과연 그가 극장가에서 어떤 마법을 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온 변요한. 귀여운 남자친구의 매력부터 아내를 잃은 남편의 고독함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그는 매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도전에 대한 열의는 연기적 즐거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배 김명민도 그를 무서운 후배라고 칭찬할 정도로 현장에서 집중력과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캐치하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열정과 노력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변요한이라는 배우에게서 ‘잘생김’을 기대한 관객들의 연기적 카타르시스 또한 충족시킨다. 작품마다 새롭게 달라지는 그의 새로운 얼굴을 다시 한 번 발견하게 될 것 같아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