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다운' 임기영-최원태의 영건 맞대결, 누가 웃을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08 06: 15

시즌 초만 해도 임기영(24·KIA)과 최원태(19·넥센)의 선발 매치업이라면 흥미진진한 투수전을 기대해봄직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각기 다른 이유로 페이스가 한풀 꺾인 영건들의 맞대결. 누가 미소지을까.
KIA와 넥센은 8일부터 이틀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팀간 13~14차전을 치른다. 2연전 체제의 돌입. 이제부터 순위 싸움에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양 팀 모두 최근 흐름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전반기 무시무시한 위용을 뽐내던 KIA는 후반기 16경기서 8승7패1무, 승률 5할3푼3리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5할 이상의 승부를 펼치고 있으며 리그 선두를 지키지만 전반기(승률 .670)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 후반기 승률은 5위.

넥센은 후반기 정확히 5할(9승9패) 승률을 유지 중이다. 좋던 흐름은 지난 주말 완전히 깨졌다. 넥센은 '에이스' 앤디 밴헤켄과 제이크 브리검을 모두 내고도 롯데에게 충격의 스윕패를 당했다. 지난 주중 LG에 스윕패를 당하며 무기력했던 롯데가 '도깨비 팀'의 면모를 그대로 보였다.
양 팀은 팀의 희망과도 같은 '영건'들을 선발로 내세운다. 다소 페이스가 떨어진 영건들. 서로의 만남에서 웃는 쪽은 누구일까.
# 임기영, 폐렴 후 볼넷과 피안타 두 배로 훌쩍
임기영은 올 시즌 초 KIA의 선두 질주 일등공신이었다. 임기영은 6월 초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이 부문 1위를 다퉜다. 12경기(11경기 선발)서 74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2패, 평균자책점 1.82. 풀타임 선발 첫 시즌 투수 이상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임기영은 6월초 폐렴을 앓으며 한 달 간 1군에서 제외됐다. 전반기 말미 한 차례 불펜 등판을 소화한 뒤 후반기부터 본격적인 선발 로테이션에 재합류했다. 그러나 아직은 예전의 감을 회복하지 못한 흐름이다.
임기영은 복귀 후 4경기(3경기 선발)서 16⅓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27을 기록하고 있다. 불펜으로 던진 2이닝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9.42로 뛴다.
기록을 살펴보면 피안타율과 볼넷 허용 모두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임기영은 로테이션에서 제외되기 전까지 12경기서 9이닝당 1.33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피안타율도 2할5푼3리, 피OPS(출루율+장타율)는 0.626에 불과했다.
복귀 이후에는 9이닝당 2.76개의 볼넷 허용, 피안타율은 3할6푼8리로 뛰었다. 9이닝당 볼넷은 두 배 이상, 피안타율도 1할 이상 상승했다. 피OPS는 0.930. 9이닝당 피안타도 8.48개에서 15.43개까지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 것이다.
김기태 KIA 감독은 여전한 믿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 기복있는 최원태, 긁히는 날일까
입단 3년차, 1군 2년차 투수가 시즌 막판까지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는 점은 분명 박수받을 일이다. 하지만 최원태의 과제는 '기복 줄이기'다. 최원태는 올 시즌 19경기에 모두 선발등판해 113이닝을 소화하며 8승6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기록을 뜯어보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상당하다. 최원태가 등판한 날 팀이 승리한 건 10번, 패한 건 9번이다. 이 중 최원태가 8승6패를 챙긴 것이다. 팀이 이긴 10경기를 살펴보면 최원태는 64이닝을 소화하며 8승무패, 평균자책점 3.09로 빼어났다.
그러나 팀이 패한 9경기서 최원태는 49이닝을 던져 6패, 평균자책점 7.53을 기록했다. 그나마도 5월초 두 경기서 평균자책점 3.46(13이닝 5실점)으로 호투했음에도 타선 지원 부족으로 2패를 떠안았던 점이 반영된 결과다.
물론 단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유일한 투수라는 점은 대단하다. 올 시즌의 경험이 앞으로의 최원태에게 큰 자산이 될 것 역시 자명하다. 과연 임기영과 맞대결에서 '긁히는 날'일지 여부가 중요할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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