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간 권혁, 13년만에 선발로 등판한 이유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07 06: 00

한화 좌완 투수 권혁(33)은 지난 2004년 프로 데뷔 후 대부분 시간을 불펜에서 활약했다. KBO리그 15시즌 통산 692경기 중에서 678경기를 구원으로 던졌다. 선발로는 14경기밖에 던지지 않았다. 권혁의 가장 마지막 선발등판은 10년도 더 지난 2004년 삼성 시절이다. 
그랬던 권혁이 13년 만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물론 1군이 아닌 2군 경기였다. 지난 5일 청주구장에서 치러진 SK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1군 엔트리 말소 이후 첫 2군 경기를 선발투수로 소화했다. 
'선발투수' 권혁은 3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수는 39개로 스트라이크 28개, 볼 11개로 적절했다. 최고 구속은 144km. 1회 최항과 2회 류효용에게 안타를 하나씩 허용했을 뿐, 나머지 9명의 타자들 모두 범타 처리. 그 중 4명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력을 과시했다. 

그렇다면 권혁은 왜 선발로 나서게 된 것일까. 선발로 보직을 전화하는 것은 아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권혁 선수 본인과 최계훈 2군 감독이 컨디션 조율 차원에서 선발등판을 결정했다. 이닝과 개수를 정해놓고 던졌다"며 "컨디션 점검 차원이다. 권혁도 던지고 나서 상태가 괜찮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권혁은 올 시즌 36경기에서 1승3패11홀드 평균자책점 6.56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권혁은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2군으로 내려가기 전, 마지막 10경기에서 홀드 3개를 올렸지만 1패 평균자책점 11.00으로 흔들렸다. 결국 휴식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갔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권혁을 2군에 보내면서 "아파서 간 것이 아니다. 휴식 차원이다. 구위가 이전만 못해 계속해서 맞았고, 본인도 많이 힘들어했다. 심신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투구 감각이 떨어지지 않게 2군 경기에도 나가 던져라"는 주문을 했다. 5일 동안 휴식을 취한 뒤 선발로 투구감을 조율했다. 
올 시즌 9위로 떨어지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낮아진 한화이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의 기본 자세. 권혁의 2군 선발등판도 1군 복귀와 올 시즌 유종의 미를 위한 준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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