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 휴식에 담긴 김기태 감독의 큰 그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07 05: 47

야구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했다. 선두 KIA의 올 시즌 동행야구가 그렇다. 시즌 초 부진했던 로저 버나디나와 김주찬에 이어 중간에 큰 침체를 겪은 팻딘까지, 기다림의 결실을 맺고 있다. 
KIA 김기태 감독의 기다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주전 유격수 김선빈(28)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오른쪽 발목 통증 때문이었다. 경미한 통증이었고, 주말부턴 경기에 투입될 수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주 4경기 내내 선발은 물론 교체 출장도 없었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무리시키지 않으려 한다. 체력적으로 관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김선빈은 경기 전 훈련을 정상 소화하며 큰 문제가 없음을 보였다. 다만 군제대 이후 첫 풀타임 시즌, 체력 부담이 큰 유격수란 점이 감안됐다. 

김선빈은 올해 91경기 중 81경기를 선발출장했고, 2루수 안치홍(748⅓이닝) 다음으로 많은 710⅔이닝을 수비했다. 대체 요원이 마땅치 않을 정도로 팀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김선빈의 발목 부상이 악화되거나 페이스가 꺾이면 가을야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감독은 김선빈이 빠진 유격수 자리에 2년차 신예 최원준을 중용하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유격수로 썼고, 5일 대전 한화전은 유격수로 9이닝을 다 소화했다. 4회 윌린 로사리오의 좌전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한 뒤 정확한 1루 송구로 아웃을 잡아냈고, 6회 무사 1루에선 송광민의 투수 키를 넘은 땅볼 타구를 잡아 직접 2루까지 터치한 뒤 1루 송구까지 마무리하며 단독 병살 처리했다. 
김 감독은 "최원준의 수비가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또 수비에서 실책이 나올텐데 어쩔 수 없다. 하루하루 지나다 보면 좋아질 것이다. 내·외야 여러 포지션을 경험하고 있는데 출장 기회도 늘릴 수 있고, 본인에게 좋은 것이다"고 말했다.
고교 2학년 때부터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최원준은 방망이 재능에 비해 수비가 아쉽지만 강한 어깨, 순발력이 강점이다. 아직 확실한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여러 포지션에서 경험을 쌓으며 자신에 맞는 자리를 찾고 있다.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 시즌이 43경기 더 남았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시점이지만 김 감독은 김선빈의 완전한 회복을 기다리며 최원준이란 미래 가치에게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의 큰 그림이 부상 관리와 유망주 육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김선빈-김기태 감독(위)-최원준(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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