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지원 꼴찌’ 류현진, 이번에는 같이 웃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07 05: 40

선발투수라면 팀의 리드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취점을 내줄 때의 승률은 모든 팀들이 다 떨어진다. 하지만 어쨌든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타선의 지원도 필요하다. 류현진(30·LA 다저스)은 그런 측면에서 올 시즌 가장 불운한 투수 중 하나다.
류현진은 지난 6월 18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시즌 3승을 따냈다. 그 후 4경기서 승리가 없다. 못 던진 것은 결코 아니었다. 6월 23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5이닝 2실점, 6월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5⅔이닝 2실점, 7월 25일 미네소타전에서는 5이닝 2실점, 7월 31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합계 22⅔이닝에서 6실점으로 선방했다.
이닝소화가 다소 적은 것은 있었지만 이는 다저스 코칭스태프의 빠른 교체에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4.35에서 3.83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승리가 없다. 결국 타선이 류현진을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저스는 올 시즌 MLB 최고 승률을 달리고 있다. 공·수가 완벽하다. 그럼에도 유독 류현진은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불운하다면 불운이다.

불운은 기록으로도 잘 드러난다. 실제 류현진의 득점지원 수치는 리그에서도 최하위권이다. 통계전문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 받은 득점 지원을 9이닝으로 환산하면 2.7점에 불과하다. 이는 80이닝 이상을 던진 내셔널리그 투수 중 최하위다. MLB 전체로 따져도 류현진보다 득점 지원을 못 받은 투수는 딱 2명 뿐이다. J.A 햅(토론토)과 리키 놀라스코(LA 에인절스)인데 2.6점으로 류현진과 큰 차이가 없다.
다저스 타선은 같은 기록 기준으로 선발투수에 9이닝당 4.8점을 지원했다. 이는 전체 30개 팀 중 9번째로 평균(4.4점)보다 높다. 알렉스 우드는 6.5점, 클레이튼 커쇼는 5.2점, 마에다 겐타는 5.1점, 브랜든 매카시는 4.6점, 리치 힐은 4.3점을 지원받았다. 류현진보다는 훨씬 더 타선 지원이 좋았다. 그렇다고 류현진의 상대가 매번 특급 투수였던 것도 아니다.
물론 타선이 의도적으로 이런 기록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타격 사이클이 공교롭게도 잘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면, 7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시즌 4승에 재도전하는 류현진이 한 번쯤은 타선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일단 타선은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4일 애틀랜타전에서 7점, 5일 메츠전에서 6점, 6일 메츠전에서는 7점을 냈다.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 주축 타자들의 특별한 이탈이나 집단 슬럼프 양상도 없다.
상대 선발 스티븐 마츠의 최근 성적이 뚝 떨어져 있다는 점도 호재다. 복귀 후 6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던 마츠는 7월 5경기 평균자책점이 9.30으로 폭등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2일 콜로라도전에서도 5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이날 경기의 피안타율은 3할8리였다. 다저스도 6월 23일 당시 한 차례 상대해 본 적이 있는 만큼 이날은 좀 더 마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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