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27·넥센)의 가슴 찡한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있다.
박동원은 롯데와 원정 3연전을 앞둔 지난 4일 오후 조모께서 고인이 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주전포수로 선발명단에 포함된 박동원은 일단 경기를 뛰었다. 박동원은 삼진 2개를 당하며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넥센 선발 김성민이 2⅔이닝만 소화하고 무너져 포수 박동원이 더욱 힘든 경기였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부산 원정 3연전이고, 빈소도 부산이라 경기 후 다녀올 수 있었다는 점이다. 5일 선발 브리검은 주효상과 호흡을 맞췄다. 8회 대수비로 나온 박동원은 연장 10회 타석에 섰지만 다시 삼진을 당했다.
6일 롯데전을 앞둔 장정석 감독은 “박동원이 주전포수로 나간다. 다행히 빈소가 부산이라 경기 후 다녀올 수 있었다. 오늘 아침이 발인이라 할머님을 잘 모시고 왔다고 하더라”며 제자에게 마음을 썼다. 무더운 날씨에 박동원은 평소처럼 묵묵하게 포수마스크를 챙겨서 썼다. 눈빛은 결연했다.
박동원은 첫 타석부터 2루타를 터트리며 심상치 않았다. 4회 그는 송승준을 상대로 투런포를 때려 승부를 뒤집었다. 본인의 시즌 10호 홈런이었다. 시즌 초반 5월까지 홈런이 단 하나도 없었던 그다. 박동원은 7월 이후 홈런 7개를 치는 무서운 페이스로 3년 연속 10홈런 달성에 성공했다.
이대로 넥센이 승리한다면 단연 박동원이 영웅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넥센은 끝내 4-6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박동원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며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비록 넥센은 승리하지 못했지만, 박동원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고인이 된 조모도 충분히 최선을 다한 손자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경기였다. / jasonseo34@osen.co.kr